대한항공, 회사채 발행 성공…개인투자자 수요 대거 몰렸다
대한항공이 올해 세 번째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잇따른 매파(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2년 만기 회사채 720억원과 3년 만기 회사채 1280억원으로 구성됐다. 조달한 자금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차환 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열린 수요예측에서 매수 주문이 대거 몰리면서 증액 발행을 결정했다. 2년 만기 회사채에 1300억원, 3년 만기 회사채에 2130억원의 주문이 들어오면서 기존 1500억원에서 발행 규모를 500억원 늘렸다.

금리도 예상보다 낮은 수준에서 확정됐다. 대한항공은 이번 수요예측의 희망 금리 밴드를 개별민평 대비 -20bp~+20bp로 설정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은 -28bp, 3년물은 -45bp로 모두 개별민평 언더 금리에 낙찰됐다.

올 들어 대한항공은 회사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5월에는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기존 2000억원에서 조달 규모를 늘렸다. 1월 실시한 2000억원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선 3530억원의 청약이 몰리기도 했다.

저신용등급 회사채 외면 현상이 강해지는 등 우울한 조달 환경 속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가 매긴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안정적)’ 수준이다. JTBC스튜디오에서 사명을 변경한 SLL중앙(BBB급)은 지난달 열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냈다. 롯데손해보험(A-급)도 1400억원어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97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대한항공이 대중에게 친숙한 기업인 만큼 낮은 신용등급에도 증권사 등 리테일(개인투자자) 수요가 몰렸다는 게 IB업계의 설명이다. 수요예측에서 들어온 총 주문액 가운데 약 82%(2830억원)가 투자매매중개업자의 물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매매중개업자 물량 중 대부분은 증권사 소매판매 부서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된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