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통·택배업계는 막바지 추석 선물 배송이 한창이다. 이런 와중에 태풍 ‘힌남노’ 악재가 덮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힌남노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드는 제주와 부산·울산·경남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5일까지 추석 배송에 큰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연휴 시작까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6일 하루 정상 배송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관계자들이 가슴을 졸이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한진택배 등 택배업체들은 힌남노 북상에 따라 일부 지역에서 집하를 중단하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섰다. 제주지역은 선박 운항이 중단돼 모든 택배사가 해당 지역으로 물건을 배달하지 못했다. 이들은 일부 지역에서 고객사와 협의해 집하를 중단했다.

유통업계는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 일찌감치 추석 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마트는 제주도 및 일부 도서 지역으로 가는 배송 주문을 지난주에 마감했다. 내륙으로 발송하는 택배는 6일까지 접수한다. 신세계백화점도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배송하는 물량에 대해 지난 4일까지 주문을 받았다. 현대백화점은 태풍에 대비해 지난주부터 배송 차량과 인력을 예년보다 10% 늘리는 조처를 했다. 도서 지역이나 경남으로 가는 물량은 태풍 움직임을 고려해 지난주에 우선 발송했다.

유통업계에선 명절 선물로 보내는 품목 중 상당수가 과일·축산물 등 신선식품인 점을 우려하고 있다. 힌남노로 배송이 지연될 경우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져 소비자 민원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자체 배달하는 e커머스 업체도 대응책 시행에 들어갔다. ‘로켓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은 지난 2일부터 제주 지역을 대상으로만 띄웠던 배송 지연 공지를 4일 전 지역으로 확대했다.

마켓컬리는 향후 배송 지연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임시 배송 차량을 확보했다. SSG닷컴은 기상 여건으로 배송이 불가능한 지역이 생기면 실시간 안내를 통해 소비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태풍이 상륙하는 6일과 그 이후부터 추석 연휴 시작 전까지 배송 지연이 심각해지면 관련 민원이 증가할 공산이 커 비상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