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하고 무거운 이미지 바꿔야"…포스코에 일침 놓은 '일타강사'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포스코홀딩스는 너무 올드한 느낌입니다. 주식은 사고 싶지 않네요."
"포스코홀딩스 이미지는 제조업에 보수적인 느낌입니다."

지난달 30일 인천 송도 포스코인재창조원. 시장에서 염블리로 통하는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가 투자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PT를 공개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을 비롯해 그룹 계열사 전 임직원들이 참석한 포스코포럼에서다.

임직원들은 이 같은 목소리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포스코포럼에 참석한 연사들은 임원들에게 "오래되고 보수적 느낌을 깨고 신사업의 성과·비전을 적극 알리고 공유해달라"는 주문을 이어갔다.

포스코그룹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진행하는 포스코포럼은 전 계열사 임원을 불러 토론하고 강의를 듣는 자리다. 올해 강사진은 어느 때보다 쟁쟁했다. 염 이사는 물론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석좌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윤영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박기수 SK온 부사장, 강주엽 기아 신사업기획실장, 허윤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 조남진 딜로이트 리스크자문본부장,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대표 등이 연사로 참석했다.

염 이사는 "주주들이 보는 포스코홀딩스는 올드하고 무거운 이미지"라며 "소액주주들과의 온라인 기업설명회(IR)를 추진하고 신사업의 성과와 계획을 정기적으로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이익을 우선하는 사외이사를 임명하는 한편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성향은 30%로 유지하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했다.

협력사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근 교수는 "고객사와 비교해 협력사와의 협력이 부족하다"며 "포스코의 특허를 일부 협력사에 공개하고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에 협력사도 포함하라"고 제언했다.

기후변화 리스크에 직면한 만큼 대응전략을 설계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조남진 본부장은 "일부 글로벌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공급업체에도 탄소감축을 요구할 수 있다"며 "기후변화 리스크에 직면한 만큼 대응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동종업계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펄마코리아의 김태엽 대표는 이날 동종업계 인수합병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포스코그룹은 이 같은 볼트온 전략을 전개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M&A를 위한 인력·조직이 있고,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정확하게 꿰뚫고 있는 데다 인수자금도 풍부하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고객사인 SK온과 기아의 임원진들도 포럼 연사로 참석해 각각 배터리 사업과 미래사업 계획과 전망을 밝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