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을 분리 시키기 위한 금산분리법. 정부가 금산분리 규제를 풀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논의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금산분리 완화가 과연 왜 필요하고 그 파급효과는 무엇인지 경제부 신용훈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신 기자, 금산분리법의 개념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말 그대로 금융과 산업을 따로 떼어 각자의 자본이 서로를 지배할 수 없게 금지한다는 내용입니다.

1991년에 '금융기관의 합병 및 전환에 관한 법'이 제정되고, 1995년 은행법에도 은산분리 내용이 포함되면서 관련 규제가 시작됐는데요.

비금융사는 은행주식을 4%까지만 그리고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금융당국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은행과 보험회사는 비금융사의 주식을 15%까지만,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회사 주식을 아예 소유하지 못하도록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은행은 예외인데요.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토스뱅크 같은 인터넷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법을 적용 받습니다.

이 법 내용을 보면 비금융회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식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은행이 비금융사 주식을 얼마나 보유할 수 있는지 부분은 은행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인터넷 은행에 특례를 주다 보니까 기존 은행들로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만도 하겠네요.

<기자>

맞습니다.

금산분리 완화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도 기존 시중은행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뜩이나 인터넷 은행들이 시장 확대하면서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고 있는데 규제 때문에 다른 사업은 못하게 막혀서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업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도 은행에 대한 지나친 규제를 이제는 풀때가 됐다는 입장인데요.

들어보시죠.

[김자봉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빅테크의 금융진출에 있어서는 규제가 없거나 매우 낮은 규제가 적용되고 있는데 기존 전통적인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업무는 상당 부분 강하게 제한돼 있기 때문에 공정경쟁과 규제차이 이슈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생각하는 금산분리 완화 어떤 식으로 한다는 건가요?

<기자>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지배하지 못하도록한 규제는 그대로 두고, 금융사가 IT기업이나 다른 기업들을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잡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일반기업들은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지만 은행들은 일반기업들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게 한다는 겁니다.

[김연준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이런 (금융) 회사들이 영업을 하고 업무를 수행하는데 있어 혁신을 저해하고 걸림돌이 되는 부분에 있어 시대변화에 맞게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지않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업무범위를 제한하고 자회사 투자를 제한하는 엄격한 부분에 대해서 IT기술, 플랫폼, 영업투자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앵커>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소유할 수 있게는 해주고 반대로 산업자본이 금융사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규제는 그대로 두겠다는 건데 형평성 문제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산업자본이 금융사를 소유하게 되면 사금융화 문제가 크다는 인식이 여전합니다.



전문가들 역시 우선은 금융사들이 비금융사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쪽의 규제를 풀고 이후에 산업자본과의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오늘(29일) 국회에선 한국경제TV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실이 공동주최하는 금산분리 완화 쟁점과 과제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규제완화의 필요성과 우려점 그리고 규제 완화의 방향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는데요.

정호진 기자의 리포트 보시죠.

[정호진 기자 리포트]

<앵커>

금산분리 규제가 풀리면 금융산업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기자>

은행들의 플랫폼 사업 진출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은행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다양한 금융관련 데이터를 가지고 부동산 등 여러 형태의 자산 관리 플랫폼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들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금도 금융계열사들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서 론칭한 곳도 상당한데 앞으로는 플랫폼 사업 영역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막강한 자본을 바탕으로 활발한 M&A도 추진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순이익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금산분리 완화는 은행이 주도하는 M&A 시장에 불씨를 당길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 그동안 금지되었던 가상자산발행도 허용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은행들이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발행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금산분리 규제를 푸는 것은 법개정이 필요한 상황인데 법개정 논의는 어디까지 진척이 됐습니까?

<기자>

새정부 출범 이후 많은 요구가 있었지만 막상 정치권에서는 원구성 등이 지연되면서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 막 시작이 된 상태입니다.



여당의원들 중심으로 의견교환이 있었고 오늘 한국경제TV 토론회를 기점으로 논의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여야 합의로 은행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실제로 법개정이 언제쯤 이뤄질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이른 상황입니다.

<앵커>

이제는 금산분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시각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습니다.

관련 법의 개정전에 충분한 검토를 거쳐 국내 금융사업의 발전을 이끄는 방향으로 규제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신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금산분리 완화 #금융사 날개


신용훈기자 syh@wowtv.co.kr
해묵은 금산분리 규제…글로벌 금융산업 발목 [2022 국회정책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