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잭슨홀 발언’ 여파로 국고채(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 퍼지고 있다.

29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128%포인트 오른 연 3.653%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 6월 21일 연 3.663%를 기록한 후 두 달 만의 최고치다. 5년 만기 국채는 0.146%포인트 상승한 연 3.761%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는 0.099%포인트 상승한 연 3.715%,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국채는 0.087%포인트 오른 연 3.589%로 마감했다.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오른 것은 이 총재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발언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지난 27일 미국 잭슨홀 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발언 때문에 한국의 통화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은이 Fed에 앞서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어도 Fed보다 먼저 금리 인상을 멈추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면 국채 금리는 오른다.

이 총재는 “물가가 (상승률) 4~5%를 기록하는 한 금리 인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상반기 대비 4.6%, 내년 하반기는 올해 하반기 대비 2.9%다. 내년 하반기나 돼야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JP모간은 “올해 4분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추세가 충분히 안정화한다고 확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한은이 내년 1월까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해 기준금리가 연 3.2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