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산업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일어나면서 개발자 구인난에 지친 기업들이 인재를 자체 육성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기업 주도로 이른바 개발자 사관학교가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고영욱 기자입니다.

<기자>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오는 10월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직접 육성합니다.

카이스트와 협력으로 만들어진 교육과정 이름은 '크래프톤 정글'.

다섯 달간 합숙 훈련 과정으로 컴퓨터공학의 기초부터 탄탄히 다진 뒤 당장 현업에 투입할 수준까지 역량을 키우는 게 목표입니다.

이 과정에는 크래프톤을 비롯해 굴지의 IT기업 현직자들이 멘토로 참여하는데 수료생은 최우선 영입 대상이 됩니다.

[김정한 / 크래프톤 정글 원장 : 매주 팀 단위로 진행하게 되는데 고객을 만나는 서비스를 기획하고 실제로 개발하고 협력사들의 멘토 분들이 다양한 형태의 현업에 필요한 기술이라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를 주고 함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

개발자 인력을 직접 육성하는 움직임은 산업계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삼성과 LG, SK 등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대학원이나 아카데미는 이른바 개발자 사관학교입니다.

이곳 수료생들은 삼성전자나 네이버, 쿠팡, LG CNS 등 산업계 곳곳에 포진해 있습니다.

재교육을 통해 기존 직원들을 개발자로 탈바꿈 시키기도 합니다.

KT의 '미래인재 육성 프로젝트'가 대표적입니다. 영업, 마케팅 등을 담당했어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개발자로 직무를 바꿀 수 있습니다.

카카오도 경력직 개발자를 클라우드 개발자로 전환하는 과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손뼉치고 이동'이란 부서이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새로운 업무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업계 관계자 : N사나 T사. 그런 분들이 AI 인재를 엄청 뽑았었어요. 엄청 뽑을 때, 뽑은 사람이 또 이직을 하려고 그러면 이제 연봉을 높여 줘야 되잖아요. 연봉을 높여주고, 상대편에서 연봉을 또 높이면 또 높입니다. 더 이상 연봉은 여기까지. 우리는 이제부터 내부적으로 교육을 하겠다. ]

개발자 연봉 인상으로 인력을 뺏는데 한계를 절감한 기업들이 중장기적인 육성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의미입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차라리 키운다...개발자 사관학교 된 IT업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