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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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라면'으로 불리는 농심 신라면 가격이 11% 오른다. 짜파게티는 신라면 보다 더 높은 14%로 인상율이 결정됐다. 지난해 8월 가격이 오른 이후 1년만에 추가 인상이다. 라면 가격이 줄줄이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다음 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격을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고 24일 발표했다.

농심은 "국제 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고 환율이 상승해 원가부담이 심화되면서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협력업체들이 소맥분, 전분 등 라면과 스낵의 원료 납품가격을 올리면서 농심의 제조원가 부담이 더욱 가중됐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로써 농심은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인상한 지 1년 만에, 올 3월 스낵 가격을 인상한 지 6개월만에 각각 추가로 제품가격을 올리게 됐다. 당시 인상률은 라면이 평균 6.8%, 스낵의 경우 평균 6%였다.

추석 이후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10.9%, 너구리 9.9%, 새우깡 6.7%, 꿀꽈배기 5.9% 등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73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820원으로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에서 이번 인상률을 적용하면 신라면은 개당 900원에서 1000원(998원)으로 오르게 된다. 각 제품의 실제 판매가격은 유통점별로 다를 수 있다.

이중 가장 많이 오르는 제품은 인상률은 15.2%의 사리곰탕컵라면이다. 사골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오른 것을 반영해 제품 가격 인상율을 결정했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짜파게티도 신라면 보다 더 오른다. 짜파게티의 인상율은 13.8%로,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으로 개당 856원에서 974원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게티의 경우 올리브유가 별첨으로 들어가면서 원부자재 부담이 더욱 늘었다"고 했다.

농심이 제품가격을 인상한 것은 원재료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때문이다. 농심은 올 2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해외법인을 제외한 국내 실적)으로 3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농심 국내법인이 분기 적자를 낸 것은 1998년 2분기 이후 24년 만이다. 연결 기준으로도 농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5.5% 급감한 43억원에 그쳤다.

라면업계 1위인 농심이 제품가격을 인상하면서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 등 다른 라면업체들도 가격 연상여부를 놓고 고심을 하고 있다. 라면업계 관계자는 "통상 1위 사업자를 따라 가격 인상이 도미노로 이어진다"면서도 "사업전체에서 라면 비중이 적거나 수출이 많은 기업들은 좀 더 버틸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