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2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1
은행의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된 22일 서울 시내 한 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뉴스1
22일 은행연합회가 오전 11시부터 금융당국이 발표한 금리정보 공시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소비자포털에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공시를 시작했다. 예대금리차는 매달 신규 취급한 가계·기업대출 가중 평균 금리에서 예·적금 등 수신 금리를 뺀 값으로 공시된다.

이날 오전 11시 게시된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은 농협은행(1.36%포인트)이었다. 다음으로 우리(1.29%포인트), 국민(1.18%포인트), 신한(1.14%포인트), 하나(1.10%포인트) 순이었다. 가계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신한은행이 1.62%포인트로 가장 컸고, 농협‧우리(1.40%포인트), 국민(1.38%포인트), 하나(1.04%포인트) 순으로 높았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내 ‘가계대출금리’에서는 은행별 평균 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가 신용평가(CB)사 신용점수를 50점 단위로 구분해 나온다. 이를테면 ‘A은행의 신용 1000~951점 고객 대상 분할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대출금리는 연 4.13%, 예대금리차는 1.15%’로 공시되는 식이다. 예대금리차 산출 대상은 전월 신규 취급액 기준이며, 공시는 1개월마다 이뤄질 예정이다. 신용점수는 나이스지키미 등 신용 평가 제휴 플랫폼에서 상시 확인할 수 있다.

5대 시중은행의 대출자 평균 신용점수는 902~919점이었다. 고신용자 구간인 1000~851점 대출 이용자들의 신용대출금리 현황에서 금리는 신한은행이 각각 4.94%(1000~951점), 5.22%(950~901점), 5.67%(900~851점)로 가장 높았다. 예대금리차는 신한 1.99%포인트(1000~951점), 농협 2.51%포인트(950~901점), 농협 3.08%포인트(900~851점) 순이었다. 점수 구간별 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가 가장 낮은 곳은 모두 하나은행이었다.

금융당국은 이번 공시로 은행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가 은행별 예대금리차를 쉽게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은행연합회는 “은행이 판매하는 주요 예금상품의 기본금리, 최고우대금리, 전월 평균금리도 추가 공시해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해당 지표를 단순 참고용으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대출금리는 대출 희망자의 기대출, 재직자 여부 등을 고려해 공시된 구간별 금리와 다르게 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가중평균금리가 공시돼 ‘평균의 함정’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전월 취급액 기준인 것도 고려해 공시 지표를 맹신하면 안 된다”고 전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