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온라인 카페 '대박'…럭셔리 '시크먼트' 몸값 100억
네이버·다음카페, 유튜브 계정을 키워 기업 투자를 받거나 매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는 경우도 나왔다. 온라인 카페가 모바일 앱으로 변신하는 등 플랫폼 사업에 활용되기도 한다.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2011년 문을 연 럭셔리 전문 카페 ‘시크먼트’는 네이버의 손자회사 크림으로부터 1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시크먼트는 회원 수가 60만 명이 넘는 국내 유일의 럭셔리 전문 커뮤니티다. 지난 3월에 크림으로부터 지분 30%에 해당하는 30억원을 투자받았다. 크림 관계자는 “연 50억원 이상 럭셔리 제품이 거래되는 오픈마켓이자 커뮤니티라는 점을 고려해 가치를 산정했다”고 말했다. 카페를 시작한 지 10여 년 만에 100억원대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온라인 카페가 기업에 인수되는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패션 브랜드 나이키 상품을 중고거래하는 온라인 카페 ‘나이키매니아’(회원 수 110만 명)도 작년 80억원에 크림에 인수되면서 운영진은 단숨에 돈방석에 올랐다.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 ‘리셀(되팔기)’이 활발해지자 관련 커뮤니티를 통째로 인수했다.

기업 투자를 받는 온라인 카페는 회원 간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오픈마켓 형태를 띤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업들은 온라인 카페의 힘을 이용해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인기 유튜브 계정을 사고파는 시장도 생겨나고 있다. 구독자 한 명당 50~300원의 가치를 산정해 거래하는 식이다. 유튜브 계정 ‘신사임당’은 지난달 20억원에 매각되기도 했다. 인수자 측은 신사임당의 유튜브 계정으로 광고료를 받는 등 월 1억원의 이익을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텐츠 회사들이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유명 유튜버에게 접촉하는 일도 빈번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20만 구독자를 지닌 진용진의 유튜브 채널을 지난해 11월 5억원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가짜사나이’와 ‘파이트클럽’ 등의 유튜브 채널을 연이어 확보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