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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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의사록이 공개되면서다. '인플레이션 우려'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의 반등세가 진정되는 모양새다.

18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4% 떨어진 개당 2만334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달 들어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서비스 구매자관리지수(PMI) 등 미국의 주요 거시경제 지표가 개선됐다는 발표가 이어졌다. 긴축 기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17일(현지시간) 공개된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선 미 중앙은행(Fed) 위원들의 '매파' 기조가 재확인됐다.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위원회의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Fed는 지난달에 두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이후 시장에선 Fed가 앞으론 금리 인상에 속도조절을 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의사록 공개 이후 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나스닥(1.25% 하락)과 S&P500(0.72% 하락), 다우(0.50% 하락) 등 뉴욕증시도 모두 내리막길을 걸었다.

다른 코인들도 비트코인과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시가총액 2위 코인인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오전 7시30분 기준 2.1% 떨어진 1835달러를 기록했다. 이더리움은 다음달로 예정된 '더 머지 업그레이드'라는 호재에 힘입어 최근 한달간 80% 넘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FOMC발(發) 충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다만 이더리움의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더 머지 업그레이드란 이더리움의 합의 알고리즘 증명 방식을 작업증명(PoW) 방식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더리움의 초당 거래 처리량이 늘어나고 수수료는 줄어들 수 있다.

빗썸경제연구소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편의성이 순조롭게 개선된다면 높은 성장성과 제한된 공급 특성에 힘입어 이더리움이 새로운 장기투자 자산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날까지 급등세를 이어가던 '밈코인'들도 이날은 주춤했다. 도지코인과 시바이누 가격은 각각 6%, 6.9% 하락했다. 다만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도지코인은 15.9%, 시바이누는 무려 43.6%나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