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복귀 프로그램 핵심 SLS 로켓·오리온 캡슐 '시험대'
우주 발사대로 나온 아르테미스1…29일 발사 첫 장정
미국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 비행 임무에 나서는 대형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이 16일(이하 현지시간) 유인 캡슐 '오리온'을 탑재하고 조립동을 나와 발사대로 이동하는 것으로 사실상 달 여정을 시작했다.

SLS는 이날 밤 9시 야구장 내야보다 넓은 무한궤도 차량인 '크롤러-트랜스포터 2'(CT-2)에 실려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의 조립동 건물을 나섰다.

이 차량은 약 6.7㎞ 떨어진 39B 발사장으로 10시간에 걸쳐 이동하게 된다.

SLS는 이곳에서 발사를 위한 최종 준비를 마친 뒤 29일 오전 8시 33분(한국시간 오후 9시 33분) 발사된다.

당초 18일 발사장으로 나올 예정이었으나 조립동 내에서 이뤄진 점검이 순조롭게 끝나면서 일정이 이틀 앞당겨졌다.

발사 예정일에는 변동이 없으며, 악천후나 기술적 결함에 대비해 9월 2일과 5일을 예비 발사일로 정해 놓았다.

◇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첫 시험대
우주 발사대로 나온 아르테미스1…29일 발사 첫 장정
아폴로시대의 새턴5호 이후 가장 강력한 로켓으로 개발된 SLS는 유인캡슐 오리온을 달 전이궤도로 올려놓게 되는데, 모두 이번이 첫 우주발사다.

오리온은 약 42일에 걸쳐 달 궤도까지 다녀오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첫 비행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1972년 아폴로 17호 이후 50여년 만에 달에 복귀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핵심인 로켓과 유인캡슐의 데뷔 무대이자 첫 시험대인 셈이다.

이번 무인비행이 성공해야 이후 2024년의 아르테미스2 유인비행을 거쳐 2025년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3 미션으로 이어갈 수 있다.

총 길이 98.1m로 32층 건물 높이에 달하는 SLS는 아폴로 우주선을 달로 보낸 새턴5(111m)보다 길이는 짧지만 최대 추력은 880만 파운드로 15% 더 강화됐다.

하지만 SLS가 완벽하게 우주발사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시험과정이 매끄럽지 못해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SLS는 지난 4월 초 70만 갤런에 달하는 액화수소와 산소 연료를 주입하고 엔진 점화 직전인 발사 10초 전까지 실제 발사 때와 똑같이 초읽기를 진행하는 최종 기능점검인 '비연소시험'(Wet Dress Rehearsal)에 나섰지나 연료주입 단계에서 3차례나 문제가 발생해 WDR을 중단하고 조립동으로 옮겨 수리를 받았다.

이후 6월 중순 2차 WDR에 나서 네 번째 연료주입 과정에서 수소가 일부 누출되는 문제를 무시하고 강행해 극저온 연료를 모두 채우고 발사 29초 전까지 초읽기를 한 뒤 WDR 관문을 통과한 것으로 선언됐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연료주입 과정에서의 수소 누출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희망하고 있지만 이는 조립동에서는 시험할 수 없는 것으로 실제 초읽기가 진행되고 연료주입선이 초저온으로 냉각되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SLS는 현재 발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인구 밀집지역으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로켓을 폭파하는 비행중단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조립동에서 할 수 있는 최종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다.

◇ 마네킹이 대신하는 무인 비행
우주 발사대로 나온 아르테미스1…29일 발사 첫 장정
오리온 캡슐에는 우주비행사가 타지는 않지만 각종 센서를 장착한 3개의 마네킹을 통해 장기 우주비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측정하게 된다.

우주선 사령관석에는 오리온 캡슐용으로 개발된 우주복을 입은 '무네킹 캄포스'(Moonikin Campos)라는 이름의 마네킹이 앉게 된다.

우주복에는 방사능을 측정하는 센서가 장착되며, 좌석에는 우주선의 가속과 진동 상황을 측정할 센서가 부착된다.

무네킹은 달(Moon)과 마네킹(manikin)의 합성어이고, 캄포스는 산소탱크가 폭발한 아폴로 13호의 무사귀환을 도운 NASA 매니저 아르투로 캄포스에게 경의를 표하는 뜻으로 공모를 통해 붙였다.

'헬가'(Helga)와 '조하르'(Zohar)라는 이름의 상반신 마네킹은 여성의 뼈와 장기, 연조직 등과 같은 물질로 만들어 5천600개의 센서와 34개의 방사능 검지기 등을 장착했다.

이중 조하르는 '아스트로라드'(AstroRad)라는 방사능 차단 조끼를 착용하고 성능을 시험하게 된다.

오리온 캡슐은 단열재가 시속 3만9천400㎞로 지구 대기권에 진입할 때 고열을 견디며 선체와 우주비행사를 보호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또 달 궤도를 돌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항법장치를 시험하고 태양전지의 충전 성능 및 내구력도 점검하게 된다.

이와함께 바다로 낙하한 캡슐을 회수하는 훈련도 이뤄지게 된다.

우주 발사대로 나온 아르테미스1…29일 발사 첫 장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