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한미반도체가 첨단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렌즈, 필터, 유리 등을 절단하는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미반도체는 공업용 절삭 장비인 ‘풀 오토메이션 글라스 마이크로 쏘(GL2101)’를 개발해 글로벌 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그동안 여러 단계 공정을 거쳐 절단해야 했던 장비를 ‘올인원’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절단 속도가 빨라 생산성이 올라가고 원가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부회장)는 “기존 주력 제품을 뒷받침하면서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무기를 만들었다”며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반도체는 반도체 패키징 공정 분야에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연속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세계 320여 개 글로벌 업체와 거래 중이다. 지난해엔 반도체 전공정 열처리 장비 전문 생산업체 HPSP의 지분 25%(우호 지분 포함)를 인수했다. 한미반도체는 HPSP의 2대 주주가 된 것을 계기로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HPSP는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둔 업체로,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49%를 기록한 ‘알짜기업’으로 꼽힌다.

글로벌 반도체 리서치 전문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지난 5월 ‘2022년 고객만족도 조사부문 베스트 반도체 장비 업체’로 미국 ASML,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한미반도체를 선정했다. 한국 반도체 장비 기업 중엔 한미반도체가 유일하게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