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뉴스1
금융위원회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자영업자를 구제하기 위해 내놓은 '새출발기금'에 대한 세부 계획 발표를 돌연 연기했다. 새출발기금은 도입 전부터 '원금 탕감' 논란을 일으킨데다, 관련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금융위는 금융권, 유관기관 등과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다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8일 예정돼 있던 새출발기금에 대한 운영방향 발표를 연기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려움에 빚을 갚지 못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채무 일부를 조정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지원 규모는 30조원이다. 연체 전이나 연체 90일 미만 차주에 대해 최대 20년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해주고, 대출금리를 연 3~5%대(잠정치)로 낮춰 준다. 90일 이상 빚을 갚지 못한 장기 연체자의 경우 원금의 60~90%를 감면한다는 것이 정책의 골자다.

이를 두고 금융권 안팎에선 새출발기금의 원금 감면율이 높아 금융사의 손실 부담이 크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금융위는 새출발기금이 기존에 운영해온 신용회복위원회 채무 조정이나 법원 회생 절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사진=뉴스1
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사진=뉴스1
현재 당국은 새출발기금 관련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정책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11일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직접 나서 새출발기금에 대한 우려를 표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위는 오는 18일 금융권을 대상으로 새출발기금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해 업계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