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 시간 써도 거뜬…헤어드라이어 새바람 일으켰죠"
“기존 헤어드라이어 모터보다 수명이 20배 이상 긴 BLDC(브러시리스) 모터를 자체 개발했습니다. 수명이 3만 시간이라 지금 켜 놓으면 3년 뒤에도 작동하는 셈이죠.”

헤어드라이어 전문 제조기업 한일전자의 오정현 대표(사진)는 회사 대표 제품인 ‘스마트 V30’에 대해 지난 12일 이같이 설명했다.

한일전자는 1978년 설립된 강소기업이다. 오 대표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가전 조립 공장에서 일하다 24세 때 사업을 시작했다. 제품 특허와 상표권을 40여 건 보유한 한일전자는 1991년 탈모 치료에 도움을 주는 원적외선 헤어드라이어를 개발하는 등 100종 이상의 드라이어를 선보였다. 하지만 연간 매출은 50억원 선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체기에 접어든 회사의 성장을 견인한 것은 BLDC 모터가 장착된 신개념 드라이어 V30과 온라인 판매 강화였다. V30은 모터 내부 마찰이 적은 영구자석이 내장돼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 낸다. V30의 강력한 바람은 골프공을 들어 올릴 정도다.

또 헤어드라이어의 잦은 고장 원인 중 하나인 접점 불량과 전선 꼬임으로 인한 단선 사고를 막기 위해 90여 가닥의 가느다란 철사로 제조된 전선을 사용했다. 이처럼 우수한 제품을 개발했음에도 매출은 크게 늘지 않았다. 전통시장 좌판에 주로 깔려 판매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2017년 온라인 판매와 영업을 강화했다. 온라인 마케팅에 능한 20대 직원을 대거 채용했다. 2019년 48억원이던 매출은 작년 77억원으로 1.5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두 배 가까이 뛰어 현재 8%대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인도네시아 등 15개국 수출길도 열었다.

오 대표는 “현재 제품보다 바람 세기가 40% 이상 강력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한국 헤어드라이어 1등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 자리를 굳히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