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비(非)이자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유가증권 투자 손실과 환율 변동성 확대로 외환 관련 이익이 줄어들어서다.

5대 은행 상반기 非이자이익, 작년보다 40% 줄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유가증권 평가이익과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은 총 1조2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조7737억원)에 비해 41.9%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4187억원) 대비 81.6% 급감한 770억원에 그쳤다. 채권 운용 손실과 파생상품 및 외환 관련 손해가 커지면서 4721억원의 기타 영업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도 80억원에 불과했다. 작년 상반기(1247억원)에 비해 93.5%나 줄어든 수치다. 감소 폭은 5대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컸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60% 넘게 쪼그라들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 감소폭은 각각 12.8%와 7.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신한은행(3313억원)과 우리은행(4820억원)은 ‘유가증권 평가익 및 외환·파생거래 손익’ 면에서 선방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에 대비해 환율을 미리 고정하는 개념)에 적극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유가증권 평가익 및 외환·파생거래 수익은 868억원에 그쳤고, 국민은행은 76억원 적자를 냈다.

하지만 국내 은행들의 이자이익 쏠림 현상을 꼬집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우리은행(87%)을 제외한 국민(98.3%) 신한(92.1%) 하나(96.4%) 농협(99.8%)은행의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웃돈다.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 웰스파고 등 미국 4대 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 비중은 52.7%에 그쳤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