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미국 헤드라인 물가 둔화할 것…하방경직성 경계"

한국투자증권은 에너지 가격 하락에 따라 미국 헤드라인 물가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11일 전망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8.5%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981년 11월 이후 최대폭이었던 전달(9.1%)보다 상승 폭이 둔화한 것으로, 전달 대비로는 큰 변동이 없어 물가 급등세가 거의 멈췄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최제민·문다운 연구원은 "물가 상승률 8.5%는 여전히 매우 높은 수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가 급등을 주도하던 에너지 가격의 물가 기여도가 많이 감소했고, 앞으로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점차 둔화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들 연구원은 "가솔린 선물가격을 통해 소비자물가지수의 가솔린 가격지수를 추정하면 7월에 이어 이달에는 가솔린 가격의 물가 기여도가 더 많이 축소될 것"이라며 "상품가격과 농산물 가격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공급자 측 물가 상방 압력이 완화돼 헤드라인 물가 하락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거비를 3∼4개월 선행하는 질로우(미국 최대 부동산 정보업체)의 렌트 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거비 상승세도 시차를 두고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 상승 압력이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들 연구원은 "핵심물가의 상승 모멘텀은 다소 약화했지만 헤드라인 물가와 달리 견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임금 상승세가 여전히 높고, 비탄력 가격지수(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은 상품·서비스의 물가 지수)의 작년 같은 달 대비 상승률이 6월에 5.4%에서 7월 5.6%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하방경직성에 따른 경계는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