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일 서울에 내린 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간당 내린 비는 115년 만에 가장 많습니다.

9일에도 서울 등 수도권에 최고 300mm의 비가 더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데요. 이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자세한 이야기 경제부 이민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강남 일대 등 도로 침수로 많은 차량들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9일 오후 2시까지 손보사 12곳에 접수된 침수 피해 차량 건수는 4,791건입니다.

추정 손해액은 659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삼성, 현대, KB, DB 등 4개 대형 손보사 추정 손해액이 560억원으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전체 손해액 기준으로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두 달간 다나스, 링링 등 태풍과 장마로 발생한 전국 지역 추정 손해액 340억원을 하루 만에 넘어섰습니다.

이는 역대 4위 수준의 손해액인데 오늘 밤 폭우로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폭우와 관련해 피해자, 소비자, 주주 등 다양한 시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차량 침수 피해자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보상은 가능한 겁니까?

<기자>

가능합니다.

다만 '자기차량 손해' 담보에 가입돼 있어야 합니다.

보통 운전자들이 가입하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홍수 등 자연 재해는 보상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본인 차에 대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자동차 보험을 가입할 때 자차 손해 담보를 포함시켰다면,

홍수 지역을 지나던 중 물에 휩쓸려 차량이 파손되거나 태풍, 홍수 등으로 차량이 파손된 경우 보상이 가능합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주차장에 주차한 차가 침수된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일단 자기차량 손해 담보에 가입돼 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다음으로 피해자가 침수 피해를 확인하고 본인이 가입한 손해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하면 됩니다.

이후 수해로 차량이 완전히 파손돼 다른 차량을 구입할지 정해야 합니다.

구입하기로 했다면 세금 감면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피해 지역에서 피해사실확인원을 받아, 폐차 증명서 또는 손해보험협회장이 발행하는 '자동차 전부손해 증명서'를 본인 가입한 보험사에서 발급해 첨부하면 취득세, 등록세를 아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무조건 보상이 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자기 과실 여부를 따져야 합니다.

주차장 침수 사례를 보면 지정된 공간에 주차돼 있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내 집 주차장 등 주차가 가능한 곳은 상관없으나 물이 범람할 수 있는 상습 침체 구역이나 침수 등으로 경찰이 통제하는 구역 등에 주차, 운행 또는 불법 주차를 했다면 보상이 힘들 수 있습니다.

보험사가 본인에게 과실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 차량 도어나 선루프 등을 열어 놓아 빗물이 들어간 경우도 보상하지 않고, 차량 안에 둔 물품도 보상하지 않습니다.

<앵커>

보상 한도는 어느 정도 입니까?

<기자>

차량 손해액이 사고 시점 차량 가격보다 낮으면 보험 가입 금액 한도 내에서, 높으면 차량 가격 한도 내에서 보상 가능합니다.

사고 시점 차랑 가격은 보험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해야 하는데 보상을 받으면 향후 자동차 보험료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결국 피해가 완전히 보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업계는 침수 상황에 잘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인규 손보협회 팀장은 "물웅덩이를 통과할 때는 1~2단 기어로 천천히 통과하고 브레이크를 가볍게 작동시켜 젖어 있는 브레이크 라이닝을 말려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물 속에서 차가 멈추거나 주차 돼있는 경우,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시동을 걸거나 다른 기기를 만지지 말고 곧바로 공장에 연락해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중고차 소비자 입장에서 침수 피해를 살펴보겠습니다. 중고차 시장에 침수 차량이 늘어날 텐데, 어떻게 대처해야 합니까?

<기자>

네, 당연히 침수 차량을 사고 싶은 중고차 소비자들은 없을 겁니다.

이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험개발원의 '카 히스토리'에서 침수사고를 조회하는 게 필요합니다.

다만 자차 보험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본인인 수리를 맡긴 경우는 기록에 남지 않습니다.

잦은 소유주 변경 확인, 차량 검사를 하거나 중고차 매매 계약서에 '향후 침수차량으로 확인될 경우, 전액 환불 조치'라는 문구를 추가하는 것 등이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또 몇몇 중고차 회사들은 침수 차량을 판매했을 경우, 보상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니 이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보험사 주주 입장에서 보겠습니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기자>

코로나19 이후 낮은 수준은 손해액 증가율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집중 호우로 손해율 증가 추세가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일반적으로 손보사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손해액에 대한 재보험을 가입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우로 인한 손해액은 일정 수준까지는 손보사가 지급하고 이를 넘어서는 금액은 재보험사가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화재의 관련 재보험 손해액 한도 기준은 120~130억원, DB손보나 현대해상은 70~80억원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이 이상은 재보험이 보험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과거 사례를 볼 때 이번 호우로 연간 기준 손보사 손해율은 약 0.2%포인트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네 잘들었습니다.


이민재기자 tobemj@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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