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리 급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은행권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훨씬 큰 보험업권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긴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산업의 부동산 PF 대출' 리포트를 발간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보험업권의 PF 대출 잔액은 42조원으로 국내 18개 은행(29조원)보다 13조원이나 많다.

보험업권 PF대출 잔액은 2018년 23조3000억원, 2019년 27조3000억원, 2020년 36조4000억원 등 매년 급증하고 있다. 전체 기업대출 가운데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6년 말 20.1%에서 작년 말 30.6%로 확대됐다.

매년 연체율은 개선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보험업권 PF 연체율은 2017년 0.31%에서 작년 0,07%까지 낮아졌다. 2010년 저축은행 업계발(發) PF 부실 사태가 터진 이후 보험사들이 PF 관련 위험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가령 브릿지론 비중을 줄이고 대출상환 순위가 높은 계약 비중을 늘렸다. 또한 시행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해 신탁계정을 통해 자금관리를 했으며, 공정률과 분양률 연계를 통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 등도 펼쳤다.

그러나 전 연구위원은 "부동산 PF대출 시장에서 차주의 위험관리로 인해 보험회사가 노출된 위험의 크기는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금리상승에 따른 부동산 경기 악화와 이로 인한 분양 위험에는 여전히 노출돼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사례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 연구위원에 따르면 미국 생명보험산업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연체율은 2005~2007년에 0.01~0.05% 수준이었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2011년에는 0.17~0.19%로 4배 이상 급상승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