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확산 등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 기록을 또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식품업계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6월 라면 수출액은 3억8천340만달러(약 4천976억원)로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해 상반기(3억1천969만달러)보다 19.9% 증가했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9천191만달러), 미국(4천786만달러), 일본(3천32만달러), 대만(1천483만달러), 필리핀(1천477만달러), 태국(1천460만달러), 말레이시아(1천304만달러), 호주(1천277만달러), 캐나다(1천159만달러), 네덜란드(1천130만달러) 등의 순으로 많았다.
당시 수출 호조의 배경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로 각국에서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라면을 비롯한 간편식 수요가 커진 점이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다 드라마,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 'K-콘텐츠'가 확산하면서 한식 자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커진 영향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 증가율은 5.8%로 다소 주춤했으나 올해는 다시 20% 가까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국면에서도 라면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라면이 '집콕' 수요 증가로 일시적으로 인기가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K-콘텐츠 덕분에 많은 나라에서 K-푸드의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현지 대형 유통채널에서 한국 라면을 취급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전까지 외국에서 라면은 주로 간식으로 인식됐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에서 라면을 끓여 먹다 보니 치즈, 계란 등 부재료를 더하면 한 끼 식사로 꽤 괜찮다는 점을 알게 된 것 같다"며 "라면을 스낵(snack)에서 밀(meal)로 다시 발견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양에서는 아시아 음식 수요가 전체적으로 커지는 추세인데 한국 라면은 맛의 토대가 '장류'인 만큼 특유의 감칠맛이 있다"며 "한번 먹으면 또 찾게 된다는 점에서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름철 비빔면 시장에서 2·3위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팔도비빔면’은 전주 대비 구매경험도를 높이며 시장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진비빔면’과 ‘배홍동비빔면’은 순위가 뒤바뀌었다. 4일 한국경제신문과 영수증 리워드 앱 ‘오늘뭐샀니’ 운영사인 캐시카우가 개별 소비자 영수증을 분석한 결과 7월 다섯째 주(25~31일)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팔도비빔면의 구매경험도는 52%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굳혔다. 2위와 3위는 진비빔면(25.5%), 배홍동비빔면(21%)으로, 순위가 뒤바뀌었다. 맥주 시장에선 오비맥주의 ‘카스’(27.3%)와 하이트진로의 ‘테라’(20.7%)가 전주와 같이 1·2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17.1%)는 순위권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이 일반 맥주대비 낮아 가격 역시 저렴하다. 액상커피시장에선 '3위의 반란'이 일어났다. 전주 구매경험도 10.4%로 3위에 이름을 올렸던 동서식품 ‘TOP’가 7월 5주차엔 16.3%의 구매경험도를 나타내며 1위로 올라섰다. 기존 1·2위였던 매일유업 ‘바리스타룰스’(16.1%)와 롯데칠성음료 ‘칸타타’(14.5%)는 순위가 한계단씩 내려앉았다. 우유와 라면, 즉석밥, 간장의 순위는 전주와 같았다. 서울우유는 구매경험도 38.2%를 차지하며 전주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남양유업(14.5%), 3위는 매일유업(14.1%)이다. 캐시카우는 소비자들이 영수증을 제공하면, 보상 혜택(리워드)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분석하는 업체다. 한국경제신문은 캐시카우와 공동으로 소비재 시장의 동향을 분석하는 기사를 매주 금요일 9시 인터넷에 게재한다.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삼양식품이 선보인 극강의 매운맛 라면 브랜드 '불닭'이 10년간 40억개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유의 매운맛에 도전하는 '불닭 챌린지'가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해외에서 확산하며 삼양식품의 이름을 알린 덕이다. 삼양식품은 올해 수출 4억달러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삼양식품은 2012년 출시된 자사 면 제품 브랜드 '불닭'의 누적 판매량이 40억개를 돌파했다고 1일 밝혔다.불닭볶음면은 까르보불닭볶음면, 짜장불닭볶음면 등 다양한 시리즈 제품을 선보이며 2017년 누적 판매량 10억개를 돌파했다. 이후 2019년 20억개, 2021년 30억개를 달성한 데 이어 1년 만에 40억개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이는 SNS에서 유행한 ‘불닭볶음면 챌린지’로 전세계 MZ(밀레니얼+Z)세대가 관심을 가진 결과다. 현재 불닭 시리즈 제품은 9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 인기에 힘입어 2017년 수출 1억달러, 2018년 수출 2억달러, 2020년 수출 3억달러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전 세계인 2명 중 1명은 불닭볶음면을 먹은 셈"이라며 "올해는 수출 4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불닭볶음면 챌린지와 함께 K팝의 인기도 삼양식품을 도왔다. 월드스타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이 온라인 영상에서 불닭볶음면을 먹는 장면이 퍼지면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삼양식품은 올해 불닭볶음면 출시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 콘서트에 메인 스폰서로 참여했다. 5월에는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K팝 페스티벌인 ‘2022 코리아 페스티벌 위드 K팝.플렉스’에 참여해 해외 현지에서 홍보 활동을 펼쳤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수출 호조로 창사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30년 만의 신공장인 경남 밀양 생산기지의 가동이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이 지난 5월 밀양시 부북면에 준공한 밀양공장 가동률은 현재 80~85%까지 올라갔다. 다음달에는 밀양공장에서 용기면과 건면 라인을 추가로 가동해 전체 생산라인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수출 전용 생산기지인 밀양공장에서 불닭볶음면 봉지면에 이어 용기면 생산까지 준비하고 있다”며 “연간 최대 6억 개의 라면을 추가 생산해 지금보다 생산량이 50% 늘어난다”고 설명했다.삼양식품 밀양공장은 문막, 익산, 원주공장에 이은 네 번째 생산설비로 30년 만에 지은 새 공장이다. 삼양식품이 2400억원을 투입해 밀양공장을 세운 것은 해외에서 늘고 있는 불닭볶음면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불닭볶음면은 2012년 출시 당시 ‘사람이 먹을 수 없을 정도의 매운맛’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하지만 매운맛을 즐기는 마니아층에 입소문이 나고 해외에서도 유튜버, SNS 등을 통해 ‘매운맛 챌린지’ 돌풍이 불면서 10년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불닭볶음면은 농심과 오뚜기에 한참 뒤처져 있던 삼양식품을 기사회생시킨 효자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식품의 매출은 2016년 3593억원에서 지난해 6420억원으로 5년 새 약 두 배로 불어났다. 특히 수출이 급증해 2016년 26%였던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은 지난해 60%를 돌파한 뒤 올 1분기 66%까지 올라섰다. 밀양공장에서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수출 비중은 이보다 더 커질 공산이 크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북미 등 기존 수출 지역 외에도 중동, 남미, 인도 등에 수출이 본격화하고 있어서다.특히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회사와 달리 현지 생산 없이 전량 수출로 해외 매출이 일어나고 있어 최근 고환율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팜유 등의 가격이 급등했던 2분기에도 삼양식품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작았던 것으로 전해졌다.증권업계에선 삼양식품이 수출 증가로 올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은 7500억원, 영업이익은 844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