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셰프 손맛 집에서 즐긴다"…파스타에 빠진 한국인들
파스타는 피자와 함께 이탈리아의 국민 요리다. 요즘은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됐다. 짧은 조리 시간에 비해 종류가 다양하고, 그만큼 맛도 다채롭다. 레스토랑에서 즐기던 파스타는 코로나19를 지나며 홈파티의 주인공이 됐다. 유명 셰프들이 출시한 레스토랑 간편식(RMR)이 잇달아 출시됐고, 밀가루를 직접 반죽해 만드는 생면 파스타 레스토랑도 늘고 있다.

파스타는 면의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다. 소스도 무한하다. 20년 남짓한 세월을 거치며 대중화된 한국식 파스타는 이탈리아 전통 방식과는 다르다. 예컨대 이탈리아 정통 카르보나라에는 크림과 우유가 들어가지 않는다. 계란 노른자가 고소한 맛을 내기 때문. 꼭 정통을 지킬 필요는 없다. 입맛에 맞춰 면부터 소스까지 파스타를 맛있게 요리하는 비법과 스타 셰프의 RMR을 소개한다.
단단한 식감은 파스타의 매력
칼국수, 잔치국수 등 한국식 면 요리를 생각해보자. ‘후루룩’ 소리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국물이 면에 잘 배어들어 씹을 새도 없이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간다. 하지만 파스타는 다르다. 꼬들꼬들한 면은 꼭꼭 씹어 삼켜야 하고 포크로 돌돌 말아 먹을 만큼 떠야 한다. 유럽에서 파스타를 소리 내서 먹는 건 결례 중 하나.

이런 차이는 면의 단단함에서 온다. 아시아에서 소비되는 면은 대부분 연한 밀을 사용하지만 파스타는 단단한 밀을 쓴다. 이름마저 단단하다는 뜻의 라틴어 ‘듀럼(durum)’ 밀이다. 듀럼밀을 빻은 가루는 ‘세몰리나’라고 부른다. 노란빛을 띠며 밀 단백질 함량이 높은 듀럼 세몰리나가 파스타의 탄력 있는 식감을 만들어낸다.

듀럼밀 세몰리나는 일반 밀보다 입자가 크고 거칠다. 우리나라 밀가루처럼 반죽을 늘려서 면을 뽑을 수 없다. 틀에 반죽을 넣고 눌러 모양을 낸 뒤 이를 말린 것이 흔히 보는 파스타 건면이다.

단단한 밀을 사용하기 때문에 파스타 면은 국물 요리와는 맞지 않는다. 국물이 면에 잘 배어들지 않고 오래 삶으면 쉽게 끊어진다. 국물이 많이 들어간 한국식 뚝배기 파스타를 먹을 때 옷에 국물이 많이 튀는 이유다. 누가 뭐래도 파스타는 면이 중심인 요리다. 기자 출신 요리사 빌 버포드는 그의 책 <히트>에서 “소스는 한 번 끼얹을 정도면 된다. 핵심은 파스타이지 소스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파스타 면마다 어울리는 소스 달라요
파스타는 기원전부터 먹었다. 긴 역사만큼이나 면 종류가 다양하다. 모양과 굵기, 길이에 따라 열 가지 종류가 넘는다. 면의 모양에 따라 어울리는 소스도 다르다. 얇은 면은 올리브오일이나 토마토 등을 사용한 가벼운 액체 소스, 두꺼운 면은 치즈 버터 가공육 등을 사용한 묵직하고 진한 소스와 어울린다.

가장 대중적인 스파게티면은 실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됐다. 직경 2㎜의 가는 면으로 토마토소스나 카르보나라 소스와 어울린다. 비슷한 두께의 부카티니는 속이 뚫려 있다. 구멍을 뜻하는 단어에서 유래됐다. 이보다 더 얇은 카펠리니는 천사의 머리카락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오일이나 페스토 소스와 잘 맞는다. 반대로 라자냐는 너비가 7~8㎝로 매우 넓다. 냄비를 뜻하는 그리스어 ‘라자논’에서 나왔다. 라구나 크림소스와 먹는 것이 좋다. 롱파스타 외에도 조개 모양의 콘킬리에, 나비 모양의 파르펠레, 펜촉을 닮은 펜네 등 개성 넘치는 쇼트파스타들은 보는 재미가 크다.

파스타 요리의 핵심은 면을 삶는 과정에 있다. 파스타는 알덴테로 삶는 게 가장 맛있다. 알덴테란 ‘치아로 씹었을 때 단단함이 느껴질 정도로 설익었다’는 뜻. 이 상태일 때 소스와 오일이 면에 잘 스며들 수 있다. 알덴테로 삶기 위해서는 8분간 조리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모두 8분의 법칙을 따르기엔 한계가 있다. 파스타 면 포장지에 적힌 가이드대로 하는 게 좋다. 물과 파스타, 소금을 적절한 비율로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물, 파스타, 소금을 100 대 10 대 1로 맞추는 게 이상적이다.
직접 뽑는 생면 VS 스타셰프의 RMR
요즘 파스타 전문 레스토랑에선 면을 바로 뽑아 요리하는 생면 파스타가 인기다. 수분이 많고 쫄깃한 식감이 건면 파스타와는 다른 매력. 집에서 파스타를 직접 해 먹는 파스타 마니아도 늘어났다.

생면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밀가루, 물, 밀대만으로 충분하다. 밀가루는 입자가 고운 연질밀을 사용하지만 식감을 살리고 싶다면 듀럼 세몰리나 등 거친 밀을 섞어도 된다. 물 대신 달걀을 넣으면 풍미가 깊어진다. 반죽은 오래 치댈수록 쫄깃함이 배가된다. 쇼트파스타를 만들고 싶다면 기계 없이 손만으로도 충분하다. 롱파스타를 만들고 싶다면 제면기의 도움을 받는 것이 낫다. 밀대로 반죽을 얇게 미는 것이 꽤나 힘든 작업이다. 얇게 민 반죽은 밀가루를 묻혀 칼국수처럼 썰거나 제면기로 면을 뽑으면 되는데 수동 제면기는 온라인에서 4만~5만원대에 쉽게 살 수 있다.

RMR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이탈리안클럽의 김호윤, 쵸이닷의 최현석 등 유명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해 내놓은 밀키트는 수준 높은 맛을 자랑한다. 에크테크기업 록야는 지난달 마켓컬리에 RMR 브랜드 ‘김호윤 키친’을 출시해 안초비 쉬림프 파스타와 가지 라구 라자냐를 선보였다. 생면을 급속 냉동해 재료의 맛을 살렸다. 최현석 셰프의 ‘쵸이닷’ 시리즈는 마켓컬리 RMR 판매량 상위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