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경기 침체로 LG전자 TV사업이 7년 만에 적자전환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은 2분기 겨우 적자를 면했지만 상황은 비슷합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2014년 이후의 상황과 똑같은 현상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건데, 가전업체들은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상 버티기 전략에 돌입했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 기자. TV가 안 팔린다고 하더니 적자까지 갔군요.

<기자> 네. 삼성전자, LG전자 모두 2분기 가전 실적이 좋지 못 했는데 특히 TV 부문 악화가 심했습니다.

LG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는 28분기, 그러니까 2015년 2분기 이후 7년 만에 적자전환했습니다. 생활가전 사업 실적을 묶어 공시하는 삼성도 이익이 3천억 원 수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6% 줄었습니다.

보통 전쟁이 발발하면 원자잿값 상승과 물류난이 겹쳐 TV가 안 팔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LG전자 TV사업이 28분기 만에 적자라고 했잖아요. 7년전에도 적자를 기록했다는 건데 그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한 직후였고 세계 정세는 지금처럼 얼어 붙었었습니다.

<앵커> 7년 만에 데자뷔라고 하는 게 그걸 의미하는 거군요. 당시를 참고할 수 있다면 지금 얼어붙은 가전 수요가 언제 해소될지도 유추해볼 수 있겠네요.

<기자>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러시아가 크림반도 강제 합병에 돌입했었는데요. 이후 지금처럼 서방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가 시작됐죠.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TV사업을 포함한 가전 실적도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삼성전자가 2015년 1분기에 1,400억 원의 가전사업 적자를 봤고요. LG전자 TV 사업은 같은해 2분기 연속 분기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또 당시는 우리 기업들의 현재 주력 제품인 OLED, QLED 같은 프리미엄 제품이 나오기 전이었습니다. LCD TV 판매로 버티면서 신제품이 성숙기에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앵커> 이런 비수기에는 버티기 전략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는 건데요. 지금 국내 가전업체들은 어떤 전략을 취하고 있나요.

<기자> 틈새제품으로 버티면서 성수기에 대비해 더 강력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올해 TV 출하량이 계속 하향 조정되는 등 올해까지는 시장 전망이 부정적입니다.

이동가능한 모니터, 인테리어를 강조한 TV 등으로 매출을 올리면서 시장이 회복될 때를 노리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들어보니 LG전자는 무슨 식물을 키우는 제품도 만들던데요. 시장 상황이 안 좋으니 이색적인 제품들도 볼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시장 회복기는 언제쯤으로 예상할 수 있을까요.

<기자> 7년 전 침체기 때를 곱씹어 보면, 적자는 1~2분기 만에 해결됐고, 이후 OLED, QLED의 등장, 반도체 슈퍼호황 등 IT 전체 사업이 살아나면서 1년 정도 시간을 두며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전문가들 마다 의견은 다소 견해가 갈리는데요. 하반기 카타르 월드컵과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살아날 거라는 낙관적인 견해와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내년 상반기까진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확실한 건 3분기까진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는 거고요. 삼성과 LG전자는 이 시기를 활용해 사업 구조조정으로 쇄신에 나설 계획입니다. 삼성은 LCD를 완전히 철수하고, LG는 점진적으로 탈피합니다.

두 기업은 올해 9월 열리는 독일 가전박람회에서 90인치 이상 OLED, QLED 제품을 선보일 계획인데요. 삼성은 'Neo QLED', LG전자는 'OLED evo'라는 더 부가가치가 높은 브랜드 판매에 주력해서 수익성을 방어할 전략입니다.

<앵커> 네. 오늘 심층분석 제목과 해시태그는요.

제목: 믿었던 LG TV도 적자…다시 찾아온 적자공포

해시태그: #틈새가전 핫 한 이유 #적자늪 탈출구는?


<앵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산업부 정재홍 기자였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TV가 안 팔린다…7년전 공포 데자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