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아이오닉 5에 파워모듈 칩(IGBT)을 공급하는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 회사 독일 인피니언에서 불량품이 대규모 생산됐다. 2개월치 칩이 전량 폐기되면서 이달부터 아이오닉 5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인피니언은 지난 4월 초부터 6월 초까지 생산한 파워모듈 칩에 불량이 발생한 사실을 최근 인지했다. 기존 질소 이온 대신 최신 공정인 알루미늄 이온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불량 반도체'에 발목잡힌 현대차
4월 초 생산된 칩은 8월 중순부터 현대차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량 폐기됨에 따라 정상 공급이 불가능해졌다. 6월 초까지 불량이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최소 10월 중순까지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공급사를 모두 동원해 아이오닉 5 생산 차질을 막을 방안을 찾고 있다. 그러나 공급 일정을 단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인피니언 관계자는 “당분간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최소 요구 물량은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면 아이오닉 5 출고 대기 기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아이오닉 5는 이달 계약 기준으로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모델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