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국민은행장(오른쪽)은 지난 2일 박해심 아주대의료원장과 주거래은행 및 기부신탁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국민은행은 아주대의료원 운영자금 관리, 임직원 대상 금융 편의 제공, 아주대의료원 출장소 및 KB사이버브랜치·현금자동입출금기(ATM) 운영 등을 맡는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이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을 낸다.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임금피크제는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결 이후 금융권 노조의 첫 임금피크제 소송이다. 임금피크제 직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책은행 노조들도 소송을 준비하는 등 임금피크제를 둘러싼 소송이 확산할 조짐이다.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불법적 임금피크제 규탄 및 피해 노동자 집단소송 제기’ 기자회견을 연다. 국민은행 노조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임금 삭감분 반환 청구 소송장을 낼 예정이다.이번 집단소송에 참여하는 국민은행 직원은 40명으로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343명 중 11.6% 수준이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과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임금만 절반 가까이 깎인 직원 중 근거가 확보된 직원 중심으로 1차 소송을 제기한다”며 “자료가 확보되는 대로 2차 소송도 낼 것”이라고 했다.대법원은 지난 5월 임금피크제 무효 판결에서 노사 합의가 있었더라도 △정년 등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고 연령에 따라 차등 임금을 지급할 이유가 있는 직업인지 △실질적 임금 삭감의 폭이나 기간이 정당한지 △임금 삭감에 준하는 업무량·강도의 저감이 있었는지 △감액 재원이 도입 목적에 사용됐는지 등을 따져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국민은행 노조는 임금피크제에 들어간 직원들이 임금 삭감에 준하는 업무량·강도의 저감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송과 관련해 국민은행 측은 “소장을 송달받지 못한 만큼 향후 원고의 주장을 법리적으로 검토한 뒤 소송 절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임피 소송' 전 금융권으로 번지나 촉각 '임피' 비율 높은 국책은행이 더 문제국민은행 노사는 2016년 임금피크제를 개정하면서 만 56세부터 정년인 만 60세까지 4년간 기존 임금을 순차적(60%·55%·50%·50%)으로 삭감하는 데 합의했다. 대신 임피제 직원은 단순 업무를 맡거나 업무량을 줄여주기로 했다.하지만 국민은행 노조는 임피제에 들어간 지점 직원들이 이전과 같은 창구업무를 하는 등 업무 강도가 줄어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대법원이 지난 5월 합리적인 이유 없이 나이만을 들어 임금을 깎는 임피제는 무효라고 판결하자 집단소송을 내기로 한 것이다.금융권에선 국민은행 사례와 비슷한 임피제 무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임금이 높은 금융업 분야 사업장 3만1533곳 중 임피제를 도입한 곳은 2만1187개로 67.2%에 달한다.시중은행보다 국책은행이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전체 직원 대비 임피제 적용자 비율은 국민은행이 2.3%, 우리은행 2.1%, 신한·하나은행 0.1%였다. 반면 산업은행 8.9%, 기업은행 7.1%, 수출입은행은 3.3%였다. 시중은행은 희망퇴직 형태로 24~39개월치 평균 임금을 주고 임피제 직원을 내보내고 있다. 반면 국책은행은 임피제 잔여기간 급여의 22.5%만 지급하는 탓에 임피제 직원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국책은행에선 대법원 판결 이전부터 임피제에 따른 임금 삭감분 반환 청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산업은행 시니어 노조 조합원 169명은 2019년 6억원대 임금 삭감분 반환 소송을 냈다. 노조는 작년 4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한 상태다. 기업은행 직원과 퇴직자 470명도 지난해 깎인 임금 240억원을 반환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집 없는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전·월세 보증금을 빌릴 수 있는 ‘청년 맞춤형 전세대출’ 이용자 10명 중 6명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보증으로 이자 부담을 낮춘 이 상품은 5대 은행을 포함해 14개 금융회사가 판매하고 있다.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5대 은행의 4%에도 못 미치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비대면 거래를 선호하는 청년 전세대출에선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이다.2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 맞춤형 전세대출 취급액은 3조968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취급액(5조8638억원)의 70%가량이 이미 공급됐다. 올 들어 금리가 치솟으며 가계대출 수요가 쪼그라드는 와중에도 실수요가 대부분인 전세대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청년 맞춤형 전세대출은 금융사가 주택금융공사 보증서를 담보로 보증금의 90%까지 최대 1억원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청년(만 19~34세)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보증금도 수도권 7억원, 지방 5억원 이하면 이용 가능하다. 청년 전세자금을 지원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청년 전용 버팀목 전세대출’ ‘중소기업 취업청년 전월세대출’보다 금리는 높지만 소득·보증금 요건이 넉넉해 전셋값이 급등한 상황에서 인기가 많다. 이 대출은 14개 금융사에서 모두 받을 수 있지만 은행별 취급 실적을 보면 ‘카카오뱅크 쏠림’이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청년 전세대출 취급액은 2조4216억원으로 전체의 61%에 달했다. 국민(13.4%) 신한(8.4%) 우리(5.1%) 농협(3.3%) 등 5대 은행 취급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이날 기준 대출금리는 카카오뱅크가 연 3.3%로 주요 은행(연 3.28~3.55%)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런데도 카카오뱅크에 대출이 몰린 것은 모바일 거래에 익숙한 청년층의 선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는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100% 모바일로 처리하고 토요일에도 오후 10시까지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에서 수원으로 이사하며 카카오뱅크 전세대출을 받았다는 한 소비자는 “주거래은행에선 수원 지점에서 대출을 실행하라고 권해 비대면 대출이 가능한 카카오뱅크에서 신청했다”며 “3일 만에 대출 승인이 나 편리했다”고 했다. ‘플랫폼 경쟁’에 열을 올려온 은행권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똑같은 상품인데도 판매 격차가 벌어지는 건 플랫폼 경쟁력 때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청년 전세대출 대상자를 주거래 고객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은행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라고 했다.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국민은행에서 영업점 창구가 아닌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앱 ‘KB스타뱅킹’을 통해 이뤄진 가계대출 비중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대출과 영업점 창구 대출의 경계를 허무는 ‘가계대출 올인원 프로젝트’ 효과라는 평가가 나온다.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은행의 비대면 가계대출(신용, 전·월세, 주택담보대출) 실행 건수 비중은 약 29.9%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약 13.9%) 대비 2.1배로 높아졌다. 신용대출만 보면 비대면 처리 건수 비중은 같은 기간 22.8%에서 41.5%로 급등했다.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말 가계대출 올인원 프로젝트 도입 이후 비대면 대출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고객이 어떤 채널을 통해 가계대출을 신청하더라도 같은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다. 비대면으로는 신청하기 어렵거나 대출 심사가 거절 또는 지연됐던 가계대출 상품도 KB스타뱅킹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취급하지 않는 대출도 처리할 수 있게 됐다.비대면으로는 제한적으로 신청할 수 있었던 주택담보대출도 이용하기 편해졌다. ‘임차보증금 반환 용도 주담대’가 대표적이다. 이는 2주택자가 현재 거주 중인 집을 팔고 세를 준 집에 들어갈 때 임차보증금이 모자라는 경우 활용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은 원칙적으로 비대면 채널에선 이용이 불가능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의 가계 여신 담당자가 대출 심사를 한 뒤 비대면으로 대출 약정을 진행해 처리하고 있다.가계대출 올인원 프로젝트는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비대면 채널과 대면 채널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서비스를 확대해 고객 편의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행장은 올초 취임사에서도 “전국 모든 영업점을 모바일 플랫폼과 유기적으로 연결할 것”이라며 “비대면에서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