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판다고? 믿는 사람 없다"…불씨 남은 LG엔솔 블록딜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여의도 증권가에서 그 말을 믿는 사람은 없습니다."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당분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와 애널리스트는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LG화학이 싱가포르투자청(GIC)과 LG에너지솔루션 지분매각을 놓고 교섭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오전 11시 33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2.76%(1만1500원) 오른 42만8500원에 거래 중이다. 이 회사는 보호예수가 풀린 지난 27일(39만3500원 마감) 후 전날까지 6.0%(2만3500원) 올랐다. 보호예수는 상장, 유상증자 등으로 회사 주식을 대거 보유한 투자자에게 3~12개월 동안 주식을 팔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달 27일에 LG에너지솔루션 주식 2억146만 주의 보호예수가 풀린 바 있다. 전체 주식 2억3400만 주 가운데 86.1%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날 LG화학이 보유한 주식 1억9150만 주(지분율 81.8%)도 보호예수에 풀렸다.

증권가에서는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을 지난달 27일 이후 블록딜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 보유 지분이 80%를 웃도는 만큼 경영권을 지킬 수준(50%+1주)만큼만 남기고 처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양극재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 설비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LG화학 윤현석 IR담당 상무는 지난달 27일 열린 IR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 여력이 높고 기업가치도 증가하는 만큼 당분간은 매각 계획이 없다"며 "대주주로서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분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의도 증권가는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LG화학이 GIC에 블록딜로 보유 지분을 넘기려고 협상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화학·유틸리티를 담당하는 기관 가운데 이 소문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GIC는 테마섹과 더불어 싱가포르 양대 국부펀드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BGF리테일 이마트 펄어비스 지분 등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파이낸스센터와 강남파이낸스센터 지분 100%를 쥐고 있다. GIC는 최근 보유한 BGF리테일 종목 등을 줄줄이 처분하면서 현금을 늘려왔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에 대해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