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은행에 붙은 대출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 1억8500만원 한도로 전세대출을 이용 중인 장미영 씨는 최근 전세대출을 연장한 후 변경된 금리에 깜짝 놀랐다. 기존에 사용하던 전세대출 금리는 3.14%였는데, 이번에 변경된 대출금리는 4.93%로 1.8%포인트가량이나 올라서다. 그는 "기존에 받던 우대금리를 적용했는데, 금리가 생각보다 너무 올라서 놀랐다"며 "신용점수가 900점대로 1등급 수준인데 너무 높은 금리가 책정된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당장 매달 내는 이자 부담이 크게 다가온다. 7월까진 매달 48만원 정도를 냈는데 이번 달부터는 76만원으로 이자 부담만 28만원이나 더 늘었다.

실수요자 중심의 전세대출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고 있다. 코픽스 금리가 오른 데 따른 영향으로, 7월 코픽스 금리에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반영되면 전세대출 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5대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3.87~6.22%(7월28일 기준) 수준이다. 작년 7월 말엔 2.46~3.8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가 상단 기준으로 2.3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는 전세자금 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크게 뛴 탓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기준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2.38%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발표되기 시작한 2010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준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이 그 재원이 된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이고, 코픽스가 오르면 그 반대의 경우다.

문제는 7월 코픽스 금리에 한은의 빅스텝이 반영되면서 전세대출 금리가 더 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금리는 0.26%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빅스텝 이후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올렸다는 점에서 인상 폭이 6월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예·적금 상품 33종의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상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수신금리를 각각 0.9%포인트, 0.8%포인트 올린 바 있다.

추가로 한은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코픽스 금리의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높다는 점에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선 0.25%포인트 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