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경착륙 대비한 비상계획 세워라"
“우리는 지난 40여 년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인플레이션 시대에 있습니다. 은행들도 향후 경착륙에 대비해 취약 차주에 대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세계적 전략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지난 6월 글로벌 리스크부문 대표에 오른 마테오 코폴라(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코폴라 대표는 2007년 이탈리아 밀라노 이공대를 졸업하고 BCG에 입사해 20년 넘게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의 리스크 컨설팅 업무만 담당해온 관련 업계 최고의 전문가다. BCG가 지난 6월 신규 설립한 리스크·컴플라이언스 부문 초대 대표에 선임됐다.

코폴라 대표는 “진부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금융회사들은 다양한 시나리오에 맞춰 자산 포트폴리오 관리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며 “경기 연착륙, 경착륙,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등 예측 가능한 모든 상황을 상정해놓고 각각의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행들은 당장 부실 가능성이 높은 취약 차주를 추려내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코폴라 대표는 “경기에 민감한 소상공인 등 대출 연체 고객이 늘어날수록 은행의 대손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취약 차주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상환 일정을 미리 조정하고 이자를 감면해주는 등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사내에 준법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는 ‘컴플라이언스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컴플라이언스는 고객 재산을 관리하는 임직원 모두가 성실한 수탁자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법과 규정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 리스크 관리뿐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등도 금융회사의 의무에 속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