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양도소득세 관련 고민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다주택자는 별다른 공제를 받지 못해 자칫 양도차익 중 많은 부분을 세금으로 뱉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서다.

흔히 양도세 절감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가족에게 증여한 후 매도하는 것이다. 증여 후 매도할 경우 증여가액이 취득가액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양도차익을 줄여 세액을 낮추는 것이 가능해서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증여를 서둘러야 한다. 내년부터는 증여 후 매도를 통한 절세가 더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올해 증여해야 5년뒤 양도세 아껴요…내년부턴 10년 기다려야 稅혜택

증여 후 양도로 1억원 넘게 절세

2020년에 2억원에 주택을 매수해 2주택자가 된 A씨가 2028년에 10억원을 받고 이 주택을 파는 경우를 가정해보자. A씨가 소유권 변경 없이 그대로 주택을 갖고 있었다면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의 차이인 8억원이 양도차액이 된다. 일반지역 2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와 기본공제 등을 일부 받아 2억7037만원가량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주택 가액이 6억원이 된 2022년에 이 주택을 배우자에게 증여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증여가액인 6억원이 새로운 취득가액으로 인정돼 2028년 매도 시 양도차익은 4억원으로 계산된다. 4억원에 대한 양도세는 1억2584만원으로 추정된다. A씨가 그대로 소유했을 때에 비해 세액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배우자에게 증여할 때는 6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기 때문에 증여세 부담도 없고, 다른 증여재산 때문에 증여세를 내더라도 양도세 계산 시 필요경비 산입이 가능하다.

물론 이 같은 세테크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선 조건이 있다. 소득세법에는 특수관계자 간 ‘우회증여’를 통한 양도세 회피를 막기 위해 이월과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양도세 이월과세 제도란 특수관계자에게 증여받은 자산을 양도하는 경우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증여 당시의 증여가액이 아닌 증여자의 취득 당시의 취득가액을 적용해 양도차익을 계산해 양도세를 과세하는 방식이다.

단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이월과세를 하지 않고 실제 증여된 것으로 본다. 현재는 5년이 지나면 이월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A씨 부부 사례에서도 2022년 증여하고 6년 후인 2028년 매도했기 때문에 이월과세 적용이 배제되고, 적은 양도차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게 돼 절세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내년 이후 증여하면 10년 기다려야 절세

문제는 내년부터 이월과세 적용 기간이 확대돼 이 같은 절세 전략을 사용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 양도세 이월과세 적용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재부는 “이월과세를 확대 적용해 납세자의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 회피를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 같은 이월과세 확대를 2023년 1월 1일 이후 증여한 경우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A씨 부부가 절세를 위해 올해 증여하려던 계획에 차질을 빚어 내년 초에 증여하게 된다면 2028년 매도 시 양도세 절감효과를 누릴 수 없다.

증여 없이 A씨가 그대로 보유했을 경우에 해당하는 양도차익 8억원에 대한 2억7037만원 상당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이 경우 증여로 취득가액을 줄이는 방식을 통해 양도세 절감효과를 거두려면 증여 후 10년이 지나는 2033년 이후에 매도해야 한다.

다만 정부의 이월과세 확대 적용 방침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관련 내용은 소득세법 제97조의 2 제1항에 규정돼 있다. 이를 고치려면 국회 동의를 얻어 법을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열리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한 후 올해 말 국회 통과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