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수요 둔화로 메모리 반도체 D램의 고정거래가격이 2.88달러로 이달에만 14%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2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이면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달러대로 떨어진 것이다.

29일 대만 시장조사회사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7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3.35달러)보다 14.03% 하락한 평균 2.88달러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PC용 D램은 비중이 작긴 하지만 전체 반도체 가격의 흐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업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D램 가격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상승세를 타다가 10월 9.51% 급락하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당시 반도체업계는 올해 하반기 반등할 수 있다는 예상을 내놨지만 인플레이션 등에 따른 수요절벽이 일찍 찾아오면서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분석된다. 가전과 스마트폰 등의 소비가 줄면서 반도체 수요도 같이 감소했다는 해석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 하락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렌드포스는 PC D램 구매자들의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에 이달 가격이 하락했다며 8월과 9월에도 고정가격이 계속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 28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D램은 내년에 상당히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D램과 함께 대표적인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의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8 MLC)의 고정거래가격은 4.49달러로 지난달(4.67달러)보다 3.75% 내렸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는 4.81달러를 유지하다가 6월과 7월에 각각 3.01%, 3.75% 하락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