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씨피 "2025년 분리막 생산능력 3배 확대"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3배로 키워 규모의 경제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습니다.”

9월 중순 상장을 앞둔 더블유씨피(WCP)의 최원근 대표(사진)는 29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공급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은 고품질 및 대량생산 능력을 갖춘 소수 업체가 독과점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더블유씨피는 9월 14~15일 기관 수요예측, 같은 달 20~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가는 8만~10만원으로 총공모금액은 9000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조7000억~3조4000억원이다.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다.

더블유씨피는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하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기업이다. 이 시장은 대규모 장치산업인 만큼 신규 업체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국내에선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유일한 분리막 제조사였다.

더블유씨피는 현재 7% 수준인 시장 점유율을 2025년까지 13~14% 내외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최 대표는 “더블유씨피는 독자적인 개별 연신(늘이기) 공정을 구축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생산 수율을 높였으며 자체 기술로 제작한 세계 최대 5.5m 광폭 생산 설비 역시 갖추고 있다”며 “양면 동시 코팅 기술을 적용해 기존 단면 코팅 대비 생산성도 2.2배 증가시켰다”고 말했다.

더블유씨피는 2019년 손익분기점을 지나 2020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성을 더욱 극대화할 계획이다. 2차전지 분리막 시장은 공급자 우위 구조이기에 생산능력이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상위 6개 기업 중 5개 기업으로부터 납품 제안을 받고 있다”며 “아직 생산능력이 부족해 고객사를 선별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추가 증설 이후 대형 고객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에 연간 12억㎡ 생산능력을 갖춘 생산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국내 증설까지 포함해 2025년까지 국내외에 총 23억㎡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2021년 생산능력의 약 3배에 가까운 규모다.

최근 공모 일정을 8월 초에서 9월 중순으로 연기한 이유에 대해서는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꼽았다. 최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지난해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분리막 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의구심이 커졌다.

고동철 더블유씨피 상무는 “기업설명회 과정에서 최근 분리막 업체들의 영업실적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더블유씨피는 2분기에 예년보다 더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8월 중순 잠정 실적을 공개해 우려를 잠재우는 게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