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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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올 2분기에 2조원대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치솟은 국제유가로 제품 판매이익이 늘어난 결과지만 하반기에 국제유가가 지지부진한 만큼 실적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들쭉날쭉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진 만큼 이 회사는 올해 벌어들인 현금보다 많은 6조원을 투자해 회사의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다질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2분기에 연결기준 매출 19조9053억원, 영업이익 2조3292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6.9%, 318.9%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올 들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뛰면서 이 회사 실적을 밀어 올렸다. 올해 2분기 두바이유 기준 평균 국제유가는 배럴당 108.1달러로 1분기(95.6달러)보다 12.5% 상승했다. 정제마진도 덩달아 불어났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금액으로 정유업계의 핵심 수익지표다. 정제마진은 작년 상반기 4달러 안팎을 맴돌았는데 지난 3월 13달러대, 지난달 말 22달러까지 치솟았다.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은 올 1분기에 영업이익으로 2조2291억원을 올렸다. 윤활유사업과 화학사업에서는 각각 2552억원, 760억원을 거뒀다. 석유개발사업은 16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은 32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는 주춤한 정제마진에 실적이 지지부진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달 21일 기준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7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이 조만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조5036억원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에만 3조97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하반기에는 이를 밑도는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성장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 회사는 영업이익보다 많은 돈을 설비투자에 쓰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양섭 재무부문장은 "올해 시설투자(CAPEX)로 6조~6조5000억원을 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수소와 원자력, 에너지솔루션 스타트업 등에 쓰기로 했다. 배터리·소재 부문에는 2018년부터 올 1분기까지 8조원가량 투자했고, 앞으로도 약 12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