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 서머 캐리백.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스타벅스가 고객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유해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스타벅스는 캐리백 교환과 함께 전사적 품질 관리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번 사건에 따른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스타벅스는 28일 서머 캐리백(개봉 전후 샘플 총 11개)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검출 시험 결과 개봉 전 제품의 외피에서는 284~ 585mg/kg, 내피에서는 29.8~724mg/kg의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평균으로 하면 외피와 내피가 각각 kg당 459mg, 244mg이다.

개봉 후 2개월이 경과한 제품의 경우 폼알데하이드 검출 수치가 다소 낮아졌다. 외피에서 106mg~559mg/kg(평균 271mg/kg), 내피에서 최대 23.3mg/kg(평균 22mg/kg) 정도의 수치가 각각 나왔다.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안전관리법에 따르면 가정용 섬유제품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기준은 외의류·침구류의 경우에는 kg당 300mg이하, 내의류·중의류의 경우 kg당 75mg이하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번 검출 결과 개봉 전 제품에서는 대부분 기준을 크게 초과한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고, 개봉 후 2개월이 지났더라도 폼알데하이드가 완벽히 제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폼알데하이드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이 있는 물질로, 각종 건설 자재에서 발생해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폼알데하이드를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스타벅스는 캐리백에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것을 제조사로부터 사전에 전달받았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말 제조사로부터 전달받은 시험 성적서 첨부자료에 폼알데하이드가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취 원인에 집중하느라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스타벅스는 현재 진행 중인 무료 음료 쿠폰 3장 교환과는 별도로 캐리백을 받은 고객들에게 새로운 증정품을 제작해 지급하거나 3만원을 적립해줄 계획이다. 스타벅스는 "생산 일정으로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새롭게 제작한 굿즈를 제공할 것"이라며 "굿즈 수령을 원하지 않는 고객에게는 스타벅스 리워드 카드 3만원을 적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사적 차원의 품질 관리 대책도 내놨다. 품질 관리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전문 인력을 채용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 스타벅스 브랜드로 출시되는 모든 상품에 대해서 국가 안전 기준 유무와는 상관없이 보다 엄격한 자체 안전 기준을 전문가들과 정립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 캐리백에 유해물질 검출이 사실로 드러났지만, 스타벅스에 법 위반의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법상 가방은 쿠션, 방석 또는 커튼과 함께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유해물질 안전요건 대상 제품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사과문에서 "이대 1호점 개점 당시 초심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지난 23년동안 성장이라는 화려함 속에서 혹시 놓치고 있는 것은 없었는지 절박한 위기 의식으로 뒤 돌아보고자 한다"며 "스타벅스를 사랑해 주신 수많은 고객분들에게 큰 우려와 실망을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