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SK의 밤’ 행사에서 미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미국 내 투자와 고용 창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화상 면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면담 시간은 한국 시간으로 27일 새벽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최 회장은 SK그룹의 활발한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상회의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도 참석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 회장을 직접 면담하는 것을 고려하면 SK그룹의 미국 내 대규모 투자 계획이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투자 분야나 규모, 시기 등은 아직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이번 회의를 통해 바이든 행정부의 제조업 성장, 새로운 고임금 일자리 창출, 기후 위기에 대응할 기술 개발, 인기 투자처로서 미국의 장점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SK그룹이 미국의 유망 기업을 인수하거나 투자하는 것보다는 미국 내 공장 설립 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SK그룹의 배터리 제조업체인 SK온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미국 테네시와 켄터키에 3개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공장 1개당 연산 43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를 생산하는 규모로,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완공된다.

이와 함께 최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친환경 에너지, 수소 산업 등 그린 비즈니스 분야 혹은 반도체나 바이오 분야의 투자 계획을 밝힐지도 주목된다. SK그룹은 지난 5월 미래 성장동력인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분야를 중심으로 2026년까지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79조원이 국내 투자액이며, 나머지 68조원가량이 외국에 투자할 금액이다.

현재 최 회장은 미국 출장 중이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방미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된 상황이라 대면 대신 화상 면담 방식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