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을 점검하고 있는 포르쉐 부산 서비스센터.  포르쉐코리아 제공
차량을 점검하고 있는 포르쉐 부산 서비스센터.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 렉서스, 메르세데스벤츠가 서비스 질이 높은 수입차 브랜드 1~3위에 꼽혔다. 다른 브랜드보다 탄탄한 수리 인프라와 신뢰감 있는 수리 서비스로 차주들의 호평을 받았다. 한국경제신문이 국민대 자동차서비스연구소, 리서치기업 엠브레인, 보험개발원,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조사해 지난 22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한경 수입차서비스지수(KICSI)’ 평가 결과다.

○포·렉·벤 ‘3강 굳건’

KICSI는 수입차 운전자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정성 지표와 보험회사 손해율, 수리 기간, 민원 건수, 서비스 인프라 등 정량 지표를 반영해 산출한다. 평가 대상은 누적 등록 대수 2만 대 이상인 16개 수입차 브랜드다. 테슬라는 전기차만 판매하는 데다 무선으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OTA)한다는 점을 고려해 정성평가만 진행했다.

포르쉐(76.5점), 렉서스(75.2점), 벤츠(74.9점)는 수입차 차주들의 호평을 받은 브랜드 1~3위다. 4회 연속 1위를 차지한 포르쉐는 모든 소유주를 대상으로 정기 무상 점검을 제공하는 점 등이 차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균 수리 기간이 브랜드 중 가장 길었지만, 그런데도 차주들이 서비스 자체에 만족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서 벗어난 렉서스는 차량 손상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작업을 세분화하는 ‘라인화 시스템’으로 체계적인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하고 있다. 벤츠는 올해 온라인 AS 예약을 모바일 앱으로 확대했고, 동영상으로 진단 및 수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도요타(5위→4위), 혼다(9위→6위) 등 일본 브랜드와 포드(11위→7위), 지프(13위→11위) 등 미국 브랜드 순위는 상승했다. 도요타는 시장 점유율 대비 AS 인프라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량평가에서 12위를 받았다. 하지만 각 센터의 진단과 처방이 우수했다는 점에서 정성평가 3위를 기록했다. 혼다도 정량평가는 10위로 평균 이하였지만 정성평가는 7위였다.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순위가 가장 많이 차이 나는 브랜드는 포드였다. 포드는 정량평가 14위, 정성평가 2위였다. 포드는 정성평가 중 ‘정확한 진단과 처방 및 약속된 서비스 수행’ 항목에서 81.0점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확산과 공급 물량 부족으로 떨어졌던 순위를 다시 회복했다.

○유럽 브랜드 순위 하락

이번 조사에선 유럽 브랜드가 힘을 쓰지 못했다. 재규어(6위→9위), 랜드로버(7위→8위), 아우디(8위→10위), 미니(10위→14위) 등의 순위가 일제히 하락했다.

재규어는 정성평가에선 6위였지만, 정량평가에서 꼴찌인 15위를 기록했다. 정량평가 항목 중 손해율(차값 대비 수리비)과 수리 기간에서 좋지 못한 점수를 받았다. 차주가 피해를 봤다고 회사에 구제를 요청했을 때 원만하게 합의한 비율이 12.5%에 불과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1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엔 14위, 2020년 하반기엔 15위로 계속 안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BMW는 두 차례 연속 12위에 자리했다. 수입차 판매 2위 브랜드임에도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BMW 차주들은 30~50대 남성이 많은데, 이들이 차량 점검에 관심이 많고 서비스의 질을 꼼꼼하게 따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하반기 정성평가에서 72.8점으로 8위였으나, 이번엔 평균(72.3점) 이하인 70.1점을 받아 10위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