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물가를 구성하는 품목(서비스 제외) 5개 중 1개는 올해 들어 10% 이상 공급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소매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장바구니 부담이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다.

생산자물가 품목 172개, 올 10% 이상 가격 상승
22일 한국경제신문이 생산자물가를 구성하는 농림수산품·공산품 등 상품의 품목별 공급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조사 대상에 포함된 787개 품목 중 172개 품목(지난달 기준)이 지난해 말 대비 1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품목 중 21.9%에 달하는 수준이다.

양파(55.2%), 풋고추(51.9%), 배(37.2%), 파(14.8%) 등 농산물뿐 아니라 돼지고기(22.8%), 닭고기(19.3%), 달걀(14.8%) 등 축산물 공급 가격도 고공 행진했다. 갈치(21.2%), 물오징어(17.4%), 멸치(13.4%) 등 수산물의 공급 가격 오름세도 상당했다. 공산품 가운데서는 부침가루(26.3%), 마요네즈(16.6%), 빵(15.2%), 어묵(12.6%) 등의 공급 가격이 치솟았다.

공급 가격이 5% 이상 오른 품목도 158개(20.1%)에 달했다. 3% 이상 오른 품목은 112개(14.2%)로 집계됐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및 서비스의 가격을 나타낸다. 일반적으로는 생산자물가는 소비자물가에 약 1~3개월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바구니 물가에 연쇄적으로 부담을 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달보다 0.5% 오른 120.04(2015년=100)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둔화했지만,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9% 오른 수준이다. 공산품과 서비스업 물가는 각각 0.7%, 0.2% 상승했다.

손진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3∼4월까지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도 상승했는데, 6월에는 금속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하면서 생산자물가 상승 폭이 줄었다”며 “중국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등의 수요가 줄어든 것도 생산자물가 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