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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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이 여러 차례 개혁을 거쳤지만, 국민연금과의 수급액 차이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급액 격차에 불공평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22일 국민연금연구원의 '공적연금 제도 간 격차와 해소방안'(연구자 성혜영·신승희·유현경)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급자의 1인당 월평균 노령연금 수령액은 53만원(특례노령연금, 분할연금 제외)이었다. 국민연금만으로는 노후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비해 퇴직 공무원의 1인당 월평균 퇴직연금 수급액은 248만원에 달했다. 공무원연금이 국민연금보다 약 4.7배 많이 받은 셈이다.

노령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하면 노후에 받게 되는 일반 형태의 국민연금을, 특례노령연금은 1999년 이전에 5년만 가입해도 연금을 지급하던 연금을, 분할연금은 배우자와 이혼하면서 나눠 갖는 연금을 뜻한다. 공무원연금의 퇴직연금은 공무원이 10년 이상 재직하고 퇴직 시 퇴직한 때부터 사망할 때까지 받는 연금으로 국민연금의 노령연금에 해당한다.
사진=국민연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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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수령액 격차는 수급자들의 평균 가입 기간과 낸 보험료, 지급률 등 차이에서 비롯된다. 2019년 기준 국민연금 신규 수급자의 평균 가입 기간은 17.4년이지만, 공무원연금은 26.1년에 달한다.

보험료율도 국민연금은 매달 소득의 9%(직장 가입자는 직장인 4.5%, 사용자 4.5% 부담)에 그치는 데 비해 공무원연금은 18%(공무원 9%, 국가 9% 부담)로 2배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많은 연금 수령액으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공무원연금은 1996년과 2000년, 2009년, 2015년 등 4차례에 걸쳐 보험료율을 올리고 수령개시 연령을 조정하며, 지급률을 낮추는 등 개혁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연구팀은 2016년 신규 가입한 공무원(7급·9급)과 국민연금 가입자가 30세부터 30년간 보험료를 내고, 65세부터 20년간 각자의 공적연금을 받는 시뮬레이션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과 연금 총액, 순 혜택 등이 국민연금보다 높았다.

여기에 더해 공무원연금은 이미 적립 기금이 바닥나 매년 국고로 보전금이 투입되고 있다. 그 규모는 2019년 2조600억원에서 2040년에는 12조2000억원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사진=국민연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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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연금 구조를 개편해 지나친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매년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공무원연금을 그대로 두면 기금 고갈을 이유로 국민연금에 손댈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모든 공적연금을 통합해서 차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안철수 의원이 지난 대선 기간 국민의당 후보 당시 연금 공약으로 내세운 이른바 '동일 연금제'가 대표적이다.

현재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연금의 가입자와 재정, 조직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서로 다른 보험료율과 급여 수준(소득대체율), 연금개시연령 등을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일원화해 공평성을 높이자는 방안이다.

연구팀은 공적연금 격차 완화 방안으로 각 제도를 분리해서 운영하되 보험료율 등을 일치시키거나 특수직역연금 신규가입자부터 국민연금에 편입하고, 정해진 기준연도 이후부터는 특수직역연금 제도와 국민연금제도를 통합하는 등의 3가지 개혁안을 제시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