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포스 분석…공급과잉·수요위축에 8∼13% 하락 전망
D램 가격 3분기 10% 이상 하락할 수도…메모리 실적 둔화 우려
"3분기 낸드 가격도 최대 13% 하락"…반도체 업황 '빨간불'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 우려가 맞물리면서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D램과 낸드 플래시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의 하반기 실적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일 보고서에서 "수급 균형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낸드 플래시의 가격 하락폭이 3분기에 8∼13%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이런 하락세는 4분기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 플래시 가격이 2분기보다 3∼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품목별로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UFS)의 가격이 8∼13% 하락할 전망이다.

약 한 달 전 트렌드포스가 예상한 하락 전망치는 3∼8% 수준이었다.

기업용과 소비자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도 각각 5∼10%, 8∼13%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3D 낸드 웨이퍼의 가격 하락폭은 15∼2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의 하락 전망치는 5∼10% 수준이었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에 수요 부진에 더해 낸드 플래시 공정의 고도화로 인한 공급 과잉이 심화됐다"며 "재고 수준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공급망에 대한 위험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전제품 성수기인 하반기의 노트북, TV, 스마트폰 등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가 실망스럽다"고 분석했다.

IT 기기 신제품 출시가 몰리는 하반기는 대개 성수기로 통하지만 경기 침체 우려로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3분기 낸드 가격도 최대 13% 하락"…반도체 업황 '빨간불'
또 고객사들도 재고 부담에 주문량을 줄이고 있어 낸드 플래시 가격이 하락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수요 둔화 우려 속에서도 기업용 SSD 등 고부가 수요는 상대적으로 견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지만 금리 인상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가면서 기업 주문량은 2분기에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가격도 10% 이상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앞서 이달 초 발표한 D램 가격 전망 보고서에서 "하반기 수요가 불확실한 상항에서 일부 D램 공급업체들이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하 의사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3분기 D램 가격은 2분기보다 10% 가까이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또한 당초의 전망치(3∼8%)보다 하락폭이 커진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업체 간에 가격 전쟁이 촉발되면 가격 하락률은 10%를 넘어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 증설 계획을 보류한 것도 이런 시장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9일 이사회를 열어 청주공장 증설 안건을 의결하려고 했으나, 논의 끝에 결국 최종 결정을 보류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세계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반도체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이 청주공장 증설 보류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