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 에스에프에이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김영민 에스에프에이 대표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올해 경영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임대철 한경디지털랩 기자
“‘이걸 우리가 모두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 정도로 많습니다.”

김영민 에스에프에이(SFA) 대표는 상반기 수주 규모를 묻는 질문에 20일 이같이 답했다. 그는 “특정 기업들은 자신들의 주문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하기도 한다”며 “고객사들의 발주가 당초 기대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 앞으로는 선별적으로 주문을 받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업들의 투자가 주춤하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코로나19로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회수되기 시작한 가운데 금리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및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린 영향이다. 그럼에도 2차전지와 유통, 반도체 등 전방산업은 투자를 지속하고 있어 스마트 제조장비 수주가 쉬지 않고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다.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수주를 확보한 겁니까?

“실질적인 수주 실적 기준으로 볼 때 최소 1년치 이상 일감이 확보돼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쌍방간의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발주계약서 체결 기준으로 집계하는 외부 공표 수주 실적은 실질적인 수주 실적보다 다소 적게 표시될 수 있습니다. 비딩 결과로 수주가 사실상 확정되어도 상세 스펙(사양) 결정 등을 거쳐 발주계약서가 체결되기까지 보통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최고 수준의 수주 실적을 달성했던 2016년의 경우에는 전방산업이 디스플레이 위주였던 반면 지금은 2차전지와 유통,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여러 산업군으로 다변화된 게 차이점이자 경쟁력입니다.”

▷전방산업이 다양해진 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2016년엔 수주의 85%가 디스플레이에서 나왔고 이외 부분이 15%에 그쳤습니다. 바꿔 말하면 특정 디스플레이 고객사 발주가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덩달아 먹거리가 감소하거나 없어진다는거죠. 그러나 지금은 2차전지뿐 아니라 유통과 반도체를 비롯한 여러 전방산업에 속한 다양한 기업들이 고객입니다. 비(非)디스플레이 분야 수주가 지난해 기준 70% 수준까지 증가했습니다. 회사의 성장 동력이 골고루 분산됨으로써 한층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해진 겁니다.”

▷고객이 전보다 많이 늘어나고 있나요?

“과거엔 디스플레이 업체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유통, 2차전지, 반도체까지 확장되면서 고객선이 사업별로 다변화되었음은 물론, 전체 고객사 수도 대폭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통의 경우, 예전엔 전통적 대형 유통업체 위주였는데 지금은 인터넷 쇼핑 업체들까지 고도화된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2차전지도 국내 기업들에 이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이 큰 상황인데, 올해 경영계획은 안정적으로 달성 가능한가요?

“작년 수주 실적 대비 현격하게 확장된 규모로 올해의 경영계획을 수립하였는데, 현재까지 계획했던 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1월부터 6월까지 수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앞으로는 선별해서 수주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저희 전방산업의 설비투자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고, 스마트기술 접목으로 저희의 장비 경쟁력이 제고되었고,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수주를 확보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에스에프에이호(號)는 당초 계획대로 순항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앞으로 에스에프에이는 어떤 회사를 지향하나요?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리더를 지향합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스마트팩토리 핵심 원천 기술 독자 개발·발전, 장비 도메인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완성,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필요한 전(全)기술 단계의 포괄적 역량 확보에 주력할 겁니다. 먼저 스마트 기술 개발 전담 조직 기반의 공격적인 R&D 투자를 통해 스마트팩토리 핵심 원천 기술을 독자 개발 및 발전시켜 나갈 겁니다. 둘째로 사업부문별 제조장비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최적으로 융합하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완성도 높은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업부문별 제조라인 전 영역의 스마트화에 필요한 제반 요소 기술과 응용 플랫폼 등 폭넓은 기술 스펙트럼 확보를 통해 최적의 솔루션을 공급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확보되는 스마트팩토리 기술 초격차를 기반 삼아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넘버원 기업으로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다져나갈 계획입니다.”

화성=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