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외 증시 상황 자세히 진단합니다.

증권부 배성재 기자, 글로벌콘텐츠부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우리 증시 오늘 혼조세로 끝이 났습니다.

<배성재 기자>

오늘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약보합세로 마무리 했습니다.

어젯밤 미국의 소비자물가 폭등의 여파로 하락 출발했지만,

점심 무렵부터 회복하며 등락끝에 0%대 변화폭을 보이며 마감했습니다.

오늘은 외국인이 막판에 3천억 원 정도를 순매수하면서 지지를 해줬는데,

옵션 만기일이 겹친 탓인지 기관들 매도가 지수를 떨어트린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의 매수세는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감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해볼 수 있겠습니다.

6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제 식품,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7월 이후부터는 진정될 거라는 전망이고요.

다만 일 평균 증시 거래대금은 2020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인 14조 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앵커>

CPI 충격이 미 증시에는 영향을 미쳤는데 우리는 다행히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던 모습입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시장의 모든 관심이 미국의 물가와 금리 변화에 맞춰진 건 사실인 것 같아요.

<이지효 기자>

네. 6월 CPI 상승률이 9.1%를 기록해서 1981년 11월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9% 대를 넘어섰죠.

월가에서는 모든 수치가 생각보다 나빴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존 리어 모닝컨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얘기를 듣고 오시죠.

<존 리어 / 모닝컨설트 수석 이코노미스트: 가스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경제 전반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식품도 물가 인상을 이끈 또 다른 부문입니다. 하지만 주택이나 신차, 중고차 가격 등도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종합해 보자면 휘발유 값이나 주거비, 식료품 등

뭐 하나 빠지지 않고 전부 올랐다는 얘기인데요.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미국 연준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는데,

실제로 75bp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뛰어넘는,

그레이트 스텝, 그러니까 100bp 금리 인상론에도 무게가 실리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9% 대가 높기는 하나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석달째 하락 추세던데요?

<이지효 기자>

네. 말씀하신 것처럼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5.9% 오른 것으로 집계됐는데,

전달의 상승률인 6.0% 보다는 소폭 낮아졌죠.

바이든 대통령도 이 점을 강조하면서 "에너지가 이번 인플레이션 증가분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며

"오늘 CPI 데이터는 6월 중순 이후 약 40센트까지 떨어졌던,

약 30일간의 유가 하락을 완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죠.

물론 유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외 환경, 그러니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이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그는 "농산물과 에너지를 뺀 근원 인플레이션은 앞으로의 물가 전망에 도움이 돼 우리에게 중요하지만,

모든 요소를 더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국민들에게 중요하다"고 말했죠.

<앵커>

전체 물가는 오르는데 근원 물가는 내렸다.

이거는 확실히 연준의 금리인상이 효과를 보고는 있다는 뜻이긴 한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내렸다는 근원물가가 5.9%면 이걸 또 낮다고 볼 수는 없는 수치거든요.

원자재가 상승이 우리 생활 물가 전반으로 파급되고 있다 이런 얘긴거 같고,

그래서 이달에 100bp 인상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거잖아요?

<이지효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의 금리인상 폭 예측치를 집계하는 CME 패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7월 미국 FOMC에서 금리를 75bp 인상할 확률은 20.3%,

100bp를 올릴 확률은 79.7% 였습니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75bp 인상 확률이 92.4%에 달하는 상황이었는데,

CPI 지수가 높게 나오자 경계감이 더욱 커졌다, 이렇게 풀이됩니다.

이 지수와 함께 이날 캐나다까지 100bp의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은 총재도 기준금리를 1% 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죠.

<앵커>

원래는 이번에 75bp 올리고 그 다음에 50bp 아니었나요?

<이지효 기자>

네. 미국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25~3.5%로 올리겠다고 밝힌 상태죠.

현재 1.5∼1.75%에서 1.75% 포인트 정도를 더 올려야 하다는 얘긴데요.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FOCM 정례 회의는 7월, 9월, 11월, 12월 등 총 4번이 남았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문제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장에서는 7월에는 0.75% 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9월에는 0.5% 포인트를 인상하는 빅 스텝,

그 이후에는 0.25% 포인트를 올리는 베이비 스텝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었죠.

하지만 연준이 7월에 몰아서 '그레이트 스텝'을 밟을 수가 있다는 겁니다.

당장 지난 달에도 빅 스텝 관측이 높았지만 5월 CPI 상승률이 8.6%로 최고치를 찍자,

FOMC 위원들은 자이언트 스텝으로 돌아선 바 있죠.

<앵커>

갑자기 하루만에 100BP 가능성에 무게가 확 실린건데 75bp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바이든 대통령 말처럼 유가 하락이라는 요소가 이번 CPI에 반영이 안된 건 맞잖아요.

<이지효 기자>

지금까지 나온 월가의 전망들을 종합해 보면,

최소 0.75% 포인트, 많게는 1% 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이뤄진다고 볼 수 있겠죠.

다만 7월에 자이언트 스텝에 그치게 된다면,

이는 9월에도 똑같이 적용돼 0.75% 포인트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0.75% 포인트를 두 번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유는 이번 CPI도 휘발유 같은 에너지 부문이 거의 다 끌어 올렸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데 있죠.

마이클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CEO)는 "원유 공급 부족에 따른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최근의 유가 하락이 일시적일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7월 인플레이션 수치는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지만 이 추세가 지속될 지 확신이 덜 든다"며

"휘발유 가격은 변동성이 크며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

근본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여전히 강하다"고 지적했고요.

<앵커>

그렇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이번에 연준이 사상 유례없는 100bp 인상에 나서게 될 경우에,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아봐야 겠죠.

이 부분은 박해린 기자가 증권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박해린 기자> 리포트: "매도 빨리 맞는게 낫다"…'맷집' 생긴 국내 증시

<앵커>

우리 증시 흐름,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안정을 되찾을 거라는 평가들이 많은 듯 한데,

미국 증시는 어떻게 될거란 평가들이 많습니까?

<이지효 기자>

일단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강도 높은 긴축 정책이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경우에,

증시의 추가 하락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그렇다면 역시 '인플레이션이 정점인가' 여부가 중요할 겁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관련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픽싱 시장에서는,

9월까지 8% 대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9월 CPI는 10월 13일 이전에 발표되지 않는 만큼,

10월 중순까지는 증시가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11월 예정된 중간선거라는 이벤트도 있죠.

중간선거 기간에는 다양한 정책이 발표되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에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월가 전문가들은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 시점을 최소 연말 이후로 보고 있었습니다.

<앵커>

앞으로 FOMC 전까지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할 이벤트가 또 있을까요?

<이지효 기자>

일단 13일부터 16일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석유 최대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죠.

여기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는데,

원유 공급 안정화를 위해서 어떤 성과를 낼 지가 중요하겠습니다.

또 15일에는 미국 상무부가 6월 소매판매를 발표합니다.

미국은 민간 소비가 경제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이어 미시간대 7월 소비자심리지수도 공개되는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의 심리가 어떻게 나와주느냐도 관심사로 꼽힙니다.

<앵커>

이렇게 경기침체에 금리인상에 불안한 하반기인데 우리 증시에서 오늘 뜻밖의 소식이 있다면서요?

<배성재 기자>

그렇습니다.

이달 말 코스닥 상장을 앞둔 성일하이텍이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기관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했는데요.

공모가는 5만 원으로 확정됐고, 경쟁률은 2,269.71 대 1을 기록했습니다.

공모가는 당초 제시한 희망 범위의 상단인 4만 7,500원을 뛰어넘은 금액이고,

경쟁률은 역대 기업공개(IPO) 수요예측 사상 최고 경쟁률입니다.

<앵커>

상당히 뜻밖입니다. 수요예측 성공한 배경 뭐로 꼽힙니까?

<배성재 기자>

성일하이텍 IPO 주간사측 말을 들어봤습니다.

"그동안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 등이 주가가 크게 올랐던 만큼, 폐배터리 시장에 대한 성장성을 인정받다"면서

"재활용 전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보니 투자자들에게 호소력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는데요.

성일하이텍이 2차전지를 재활용하는 기업이거든요.

즉 2차전지로부터 금이나 은, 코발트, 니켈, 리튬같은 쓸만한 금속들을 회수할 수 있는 전 과정에 대한 기술을 갖고 있습니다.

사업 자체가 유망하다는 거고, 실적도 한몫한 걸로 보입니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매출도 늘고 있는데,

연결기준 매출액이 2020년 659억 원에서 지난해 1,472억 원(+123%)까지 늘었습니다.

두배가 넘게 늘었고요.

작년까지는 영업적자를 기록해오다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실적과 기술력이 이유로 보인다는 건데,

최근에 IPO 시장이 많이 얼어붙은 상황 아닌가요?

<배성재 기자>

현재 IPO 심사 승인이 떨어진 기업은 13개 기업입니다.

승인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기업도 17개 사가 있습니다.

대어급으로는 현대오일뱅크와 쏘카 등이 꼽히고요.

이밖에 심사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 중엔 케이뱅크, 컬리 등이 있습니다.

앞서 성일하이텍의 흥행을 설명드렸지만, 지금 IPO시장엔 상당히 찬 바람이 부는 현실입니다.

단적인 예로 어제까지 일반 청약을 받은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의 경우에는,

흥행에 실패하면서 통합 경쟁률이 9대 1로 마무리됐습니다.

쏘카는 IPO 일정을 3일 가량 미뤘습니다.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인 WCP와의 일정이 겹치자 맞대결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앵커>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겠습니다. IPO 투자할 때 옥석 어떻게 가려내야 됩니까?

<배성재 기자>

실적이 우선인 시장입니다.

앞서 언급한 WCP가 대표적인데요.

WCP는 2차전지 분리막을 삼성SDI에 납품하는 업체입니다.

실적이 탄탄하게 뒷받침되는 기업이겠고, 영업적자이긴 하지만 작년 매출이 1,119억 원을 기록 중입니다.

이렇다보니 성장성이 무기인 쏘카로서는 피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죠.

투자 결심을 하실 때 해당 기업의 실적을 먼저 살펴보셔야 하겠습니다.

또 최근에 컬리의 경우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 지분을 최소 18개월 동안 팔지 않겠다는 의무보유 확약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고도 하죠.

투자자 친화적인 유인책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관심 있는 기업들의 유인책들을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이지효 기자·배성재 기자 jhlee@wowtv.co.kr
월가, 1%p 금리인상 베팅...증시 앞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