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빅스텝을 단행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 이달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13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도 더 오를 전망이다.

美 '자이언트 스텝' 밟으면 한·미 금리 역전…환율 '초비상'
Fed는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1.0%에서 연 1.5~1.75%로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Fed의 다음 FOMC 회의는 이달 26~27일 열린다. 이번에도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7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나 0.75%포인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에선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1.0%포인트 올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채권 시장 전문가 90.6%가 이달 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고, 9.4%는 1.0%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만 올려도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연 2.5%로 한국(연 2.25%)보다 0.25%포인트 높아진다. Fed가 1.0%포인트 인상하면 한·미 금리역전 폭이 0.5%포인트로 확대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과의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원화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현재의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 역전을 미리 반영한 수준이어서 환율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원20전 내린 1306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원60전 내린 1307원50전에 개장한 뒤 한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결정이 나오자 낙폭을 키워 한때 1302원10전까지 저점을 낮췄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이전 총재와 비교해 직설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시장의 관심사인 중립 금리 수준, 한·미 통화스와프 가능성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시장이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라고 풀이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