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수은…금융 공공기관장 인선 속도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사진)이 취임하면서 금융위원회의 관리 감독을 받는 산하 기관장 인사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알박기 논란’이 불거진 데다 국회 원(院) 구성 협상 장기화로 김 위원장의 취임이 많이 늦어지면서 이들 기관장 인선 역시 수개월째 표류해 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지난달 4일 임기가 만료된 윤대희 이사장의 후임을 뽑기 위한 공개 모집 지원서 접수를 이날 마감했다. 신보 이사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새 위원장의 선임이 미뤄지면서 이사장 임명 절차가 연기되다가 신보 임원추천위원회가 지난달 30일에야 새 이사장을 모집하는 공고를 냈다. 신보 관계자는 “서류 검토와 면접 절차를 통해 이르면 8월 초 이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문규 전 행장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영전하면서 한 달 넘게 공석 상태인 수출입은행 역시 후임 인선에 들어갔다. 윤희성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과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김철주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 최희남 전 한국투자공사 사장,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신보·수은…금융 공공기관장 인선 속도낸다
관(官)의 영향력이 강한 민간 금융기관장 공모 절차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4월과 5월 임기가 각각 끝난 보험연구원장과 보험개발원장이 대표적이다. 보험연구원 원장후보추천위원회(원추위)는 지난 3월 ‘3인의 쇼트리스트(최종 후보)’까지 선정하고도 면접 직전 금융위 요청에 따라 그대로 멈춰섰다. 일각에선 금융위가 당시 인선을 새 정부 출범 이후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던 만큼 재공모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보험개발원은 아직 원추위조차 꾸리지 못한 상태다.

금융 유관기관 수장 인선도 관심사다. 금융 관료 출신인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후임은 다시 한국은행 출신으로 무게추가 옮겨간 모양새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3월 임기가 만료된 신현준 신용정보원장 후임을 뽑는 절차도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자본시장에선 한국성장금융과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신임 대표 인선이 남아 있다. 성장금융은 산업은행,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표 선임은 사실상 정부에서 결정한다. 성장금융은 지난 3월 쇼트리스트로 강신우 스틱인베스트먼트 경영전문위원, 허성무 전 과학기술인공제회 자산운용본부장(CIO), 김병철 전 신한금융투자 사장 등을 선정했다. 은행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유암코 역시 김석민 대표가 임기가 끝난 상태로 근무 중이어서 조만간 공모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계열사 대표 인사도 관심을 끈다. 은행장이 계열사 대표 후보를 제청하면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IBK캐피탈(최현숙)·투자증권(서병기)·신용정보(김창호)·연금보험(양춘근)·시스템(김주원) 대표는 지난 3~4월께 모두 임기가 끝났다.

김 위원장의 직전 자리인 여신금융협회장도 조만간 후임 선거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신용카드 및 캐피털 회사를 대표하는 여신금융협회는 앞서 14개사 대표와 감사 등 15명으로 이뤄진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렸지만 아직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다. 정원재 전 우리카드 사장과 박지우 전 KB캐피탈 사장, 서준희 전 비씨카드 사장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1급 인사를 시작으로 금융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후속 인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새 위원장 취임이 늦어진 만큼 주요 인선 역시 속도감 있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대훈/김보형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