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6개월 연속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출은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대출 잔액은 39조7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9118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말(33조4829억원) 이후 6개월간 6조2634억원 급증했다. 은행별로 카카오뱅크 대출이 26조816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케이뱅크(8조7300억원), 토스뱅크(4조2000억원)가 뒤를 이었다.

인터넷은행의 대출 잔액은 일부 개인사업자 대출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계대출이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과 대비된다. 6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조4094억원 감소한 699조6521억원으로 집계됐다. 6개월 전인 작년 말과 비교하면 반년 새 9조4009억원 급감했다.

금리 인상기에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중은행을 찾는 고신용자들의 대출 수요가 감소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인터넷은행이 집중하고 있는 중·저신용자 대출은 생활비 목적이 많아 자산시장과 상관없이 수요가 유지되는 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현재 36% 수준인 중금리 대출 비중을 올해 말까지 42%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중금리 대출 비중을 25%까지 높일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초 고금리 카드론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카드론 고객 상당수가 중신용자여서 대출 갈아타기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고객 이탈을 우려한 카드업계가 거세게 반발해 잠정 중단됐지만, 이런 서비스를 내놓은 것은 토스뱅크가 처음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2월 토스뱅크가 출시한 개인사업자 대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토스뱅크의 ‘사장님 대출’ 잔액은 53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