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사업 변곡점…위험관리 중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사업의 위험 관리가 중요해졌습니다.”

이충훈 삼성증권 IB2부문장(사진)은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금리가 오르고 공사비도 증가하면서 ‘주거시설 신축자금 대출’ 중심의 PF 사업이 지난 10년 호황을 마무리하는 국면에 들어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증권은 작년 사상 최대인 약 1300억원의 PF 사업 매출을 올렸다. 해당 분야 선발 회사인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경쟁하며 전년(900억원) 대비 40% 넘게 성과를 불렸다. 분양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을 골라 브리지론(임시자금 대출) 등 시행사의 초기 자금 조달을 뒷받침한 결과다.

이 부문장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최근 수년 동안처럼 호황을 이어가긴 어려워 보인다”며 “앞으로 PF본부는 오피스와 지식산업센터 등 수익형 자산 비중을 늘려 안정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문장이 이끄는 IB2부문은 PF본부, 프로젝트금융본부, 대체투자본부 3개 본부 소속 10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대체투자본부는 실물 부동산과 인프라투자,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를 총괄한다.

국내 실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선 “기관 수요가 위축된 상황이지만, 고객별로 위험 대비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 구조를 짜면 사업을 계속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임대료 상승이 가시화해 금리 상승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는 강남, 성수, 판교, 마곡 쪽 오피스빌딩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력적인 해외 대체투자 상품 발굴을 위해 글로벌 금융회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부문장은 “위험을 잘 아는 뛰어난 해외 파트너를 만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초대형 증권사는 자금력을 활용해 부동산을 선매입한 뒤 기관에 매각(셀다운)하는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 선매입 자산의 미매각은 가장 큰 위험 요인인데, 삼성증권은 국내 초대형 증권사 가운데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미매각 규모가 가장 작다.

이 부문장은 “과거 한국 기관은 ‘마스터리스’(책임 임차) 구조의 오피스 자산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해외에선 일찌감치 대규모 공실 위험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파트너와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미국의 멀티패밀리(임대주택)나 기숙사처럼 한국 기관 수요에 맞는 물건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리츠 특화 금융서비스와 관련해선 “수년 전부터 리츠가 증권사 핵심 사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했다”며 “그동안 축적한 역량과 트랙레코드(실적)를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