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는 사옥 곳곳에 수평적 문화 정착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롯데카드 본사 26층에 조성된 직원 휴게공간. /롯데카드 제공
롯데카드는 사옥 곳곳에 수평적 문화 정착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광화문 롯데카드 본사 26층에 조성된 직원 휴게공간. /롯데카드 제공
롯데카드에는 매달 초 모든 임원이 사장에게 사내 메신저로 보고하는 ‘먼슬리(monthly) 리포트’가 있다. 종이 보고서 대신 ‘메신저 톡’으로, 숫자보다는 전략 위주로 생각을 정리해 매달 각 부서의 현안을 모두와 공유하고 실시간 댓글로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모두가 볼 수 있는 디지털 토의 방식이다 보니 투명성은 자동으로 확보된다.

사장 집무실 옆에는 ‘워룸(War Room·작전실)’이란 이름의 회의실이 붙어 있다. 그때그때 논의가 필요한 주제가 생기면 상품 기획자와 개발자, 디자이너, 마케팅 담당자 등 해당 업무에 관련한 모든 실무자가 담당 임원 및 대표와 함께 수시로 워룸에 모여 토론한다.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전시에도 워룸에서 어떤 전략을 짜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며 “보고 체계에 얽매이지 않고 다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 의사결정도 빨라지고 실무자들도 사장이 어떤 뜻을 갖고 있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수평적으로, 유연하게 일하는 방식을 임원들부터 실천하니 자연스럽게 조직 문화로 체화되는 것 같다”고 했다.

롯데카드는 2020년 새로 이전한 사옥도 수평적인 문화가 정착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팀장과 팀원 간 자리 구분을 없애 ‘상석’ 개념을 폐지하고, 북악산·북한산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창가 자리는 직원 휴게 공간으로 배치했다. ‘애자일(agile)’ 문화도 공간에 그대로 녹여냈다. 목적에 따라 그때그때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 테이블 같은 모듈형 집기를 곳곳에 설치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오락실, 영화관, 수면실, 다락방 등 다양한 테마로 꾸며진 업무 겸 휴식 공간 ‘워킹 라운지’ 7곳은 롯데카드 직원들의 자랑이다.

이런 사옥 인테리어를 진두지휘한 것은 조 사장이다. 취임 직후부터 일하는 방식과 조직 문화를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온 그는 △긍정적인(Positive) 사고방식 △디테일에 집착하기(Obsession) △도전하고(Challenge) 배우기 △즐기기(Have Fun) △민첩한(Agility) 전략 등 ‘포차(POCHA)’를 롯데카드의 5가지 일하는 방식으로 정하고 이를 공간 구성에도 반영했다.

롯데카드는 임직원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천하고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인사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시간대를 나눠 출근하는 유연근무제와 퇴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컴퓨터가 꺼지는 ‘PC-OFF제’ 등을 도입한 데 이어 자동육아휴직, 가족돌봄휴직, 초등자녀돌봄휴직, 나눔연차제도 등 휴식과 휴가를 장려하는 제도들도 시행 중이다.

능력과 전문성에 기초한 채용·인사 시스템으로 사내 여성 근로자와 관리자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였다. 예비 리더의 리더십 진단, 이러닝 교육 등 여성 관리자와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훈련 기회도 확대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롯데카드는 지난 5월 고용노동부가 주최한 ‘2022년 고용평등 공헌 포상 시상식’에서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말에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1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