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욱 본부장 "정보의 홍수 속 진짜 필요한 '소비정보'…디지로카가 알려줄 것"
한국은 카드 결제 인프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한 나라로 꼽힌다. 국내에선 민간 소비의 70% 이상이 카드 결제로 이뤄진다. 이 방대한 소비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카드사에 축적된다. 소비자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돈을 썼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통해 그 사람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관심사 등을 유추할 수 있다. 특히 롯데카드는 롯데그룹과의 독점 파트너십으로 400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한 엘포인트의 상세 소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카드사가 갖지 못한 강점이다.

롯데카드의 데이터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콘텐츠 추천 서비스 개발은 한정욱 디지로카 본부장(사진)이 이끌고 있다. 2020년부터 롯데카드의 디지털 사업을 도맡아 온 그는 올해 초 롯데카드가 선포한 ‘큐레이팅 디지털’ 회사로의 도약에 발 맞춰 디지로카 앱을 라이프스타일 큐레이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디지로카 본부는 롯데카드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기존 마케팅디지털본부에서 디지털본부를 분리해 인력과 자원을 대폭 보강한 조직이다. 1일 서울 광화문 롯데카드 본사에서 한 본부장을 만나 디지로카의 특·장점과 롯데카드의 디지털 큐레이팅 서비스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롯데카드가 구상하는 ‘디지털 큐레이팅’이란 무엇인가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소비가 이뤄지기 이전에 ‘먼저’ 제안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금융상품 뿐 아니라 쇼핑, 즐김, 여행 등 고객 삶의 여러 측면을 포괄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천해주는 거죠. 방식도 큐레이팅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큐레이션이란 여러 정보를 수집·선별하고 여기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금은 정보가 너무 많아 정작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선택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입니다. 그 속에서 디지로카는 양질의 정보를 각 개인의 특성과 삶의 단계에 맞춰 엄선해주는 큐레이팅 방식으로 콘텐츠를 추천해주겠다는 것이죠.”

▷그러려면 소비자를 정말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할텐데요.

“롯데카드는 그동안 지불수단으로서 세심하게 양질의 데이터를 쌓아왔습니다. 모든 카드사가 보유한 고객 결제 정보, 가맹점 정보는 물론이고 롯데카드가 독점 파트너십을 맺은 롯데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가 어떤 물품을 얼마어치 샀는지까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정확한 품목 정보는 아직 다른 카드사는 갖지 못한 것이죠. 따라서 롯데카드는 고객에 대한 이해도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카드사와 유통그룹의 강점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에요. 롯데카드의 자산은 카드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을 잘 알게 됐다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디지털 큐레이팅이 가능한 건가요.

“지난 3월부터 디지로카 앱을 통해 선보인 ‘롯데하이마트 최신 인기 가전 패키지 구매 이벤트’가 대표 사례입니다. 언뜻 보면 일반적인 온라인 할인 행사처럼 보이지만 대상 고객을 맞춤형으로 선별하고 고객이 견적 확인, 매장 방문 예약 등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해 정교성과 편의성을 한 차원 높였습니다. 고가 가전 패키지에 관심을 가질 만한 사람들을 선별하는 것부터 시작입니다. 가령 롯데카드는 이전에 백화점이나 롯데하이마트에서 프리미엄 가전을 구매했던 분들의 데이터와 소비자별 구매 성향 예측 모델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구매층과 소비성향을 비롯한 여러 특성이 비슷한 고객만을 골라 추천해드립니다. 이사를 했거나 곧 할 계획이 있어서 가전 구매가 예상되는 고객에게도 제안을 할 수 있죠.”

▷그 외 다른 특징은요.

“고객 편의성도 대폭 높였습니다. 이제까지 가전 제품은 보통 매장을 직접 가야만 견적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롯데카드는 디지로카 앱에서 카드 혜택과 견적 등을 모두 사전에 확인하고 오프라인 매장 방문 예약까지 원스톱으로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먼저 매장을 방문해 혜택을 안내받고 카드 결제를 하는 기존의 구매 방식을 벗어나, 디지로카 앱을 통해 수요가 예상되는 고객에게 먼저 최대 혜택을 제시하고 방문 예약을 통해 구매까지 편리하게 끝낼 수 있는 흐름을 만든 것입니다.”

▷고객과 파트너사의 호응은 어떤가요.

“상대적으로 고가인 가전제품이 대상임에도 이 이벤트는 개시 후 열흘 만에 가전 구매 건수가 1400여건에 달했습니다. 현재까지 약 3개월간 취급금액은 60억원, 연말까지 5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파트너사들도 디지로카를 통하면 기존 온라인 유통 채널보다 더 나은 판매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디지로카는 보다 저렴한 수수료, 정교한 고객 타게팅, 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카드 결제 수단 등 장점이 있기 때문이죠.”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올 5월 317만명인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올해 말 400만명까지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지난 6월 선보인 ‘트렌드’ 탭 서비스가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용한 소비 정보와 할인 혜택, 트렌디한 상품 정보를 영상·웹툰·에세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구성해 고객 맞춤형으로 추천해주는 ‘큐레이팅 콘텐츠’입니다. 그동안 금융 앱에서 보지 못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시하겠습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