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는 올 1분기 5502억원의 영업수익을 냈다. 1년 전(4930억원)보다 11.6% 증가한 규모다. 영업수익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반면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4303억원에서 4395억원으로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롯데카드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626억원에서 올해 1107억원으로 76.8%, 순이익은 505억원에서 914억원으로 81% 급증했다.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이 같은 ‘깜짝 실적’은 올 1분기 롯데카드를 제외한 국내 전업카드사의 순이익 성장률이 평균 -1.5%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카드업계 순익 감소에도 사상 최대 실적

그래픽=전희성 기자
그래픽=전희성 기자
포화 상태인 국내 카드 시장에서도 롯데카드는 안정적인 카드 자산 성장을 이뤄냈다. 올 1분기 롯데카드의 카드 자산은 12조3535억원으로 1년 전(11조2438억원)보다 약 10% 늘었다. 그중에서도 신용카드업의 본질인 신용판매 자산은 14.5% 증가했다.

‘세트 카드’라는 신개념 시스템을 도입한 전략 상품 ‘로카(LOCA) 시리즈’의 안착이 카드 자산 성장을 이끌었다. 로카 시리즈는 실적과 혜택이 세트로 연결된 두 장의 카드를 발급받으면 모든 가맹점에서의 범용 혜택과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에서의 맞춤형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두 카드의 실적을 하나로 합산해주고 한 장만 써도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 자동 적용되기 때문에 복잡한 고민을 싫어하는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로카 시리즈는 2020년 8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100만장이 발급돼 올 1월 말 150만장, 지난 5월에는 180만장을 돌파했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금융 브랜드 ‘로카 머니’는 금융자산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신용카드 고객에게 치우쳤던 기존 혜택과 마케팅을 금융서비스 고객에게도 제공한 것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 회원 4명 중 1명은 카드론·현금서비스 등 금융서비스도 함께 이용하고 있지만 기존 마케팅은 신용카드 고객에만 집중돼 있었다”며 “금융 상품에 초점을 맞춘 브랜드로 금융서비스 고객에게도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롯데카드는 기존 금융 상품을 ‘로카 머니-단기카드대출’, ‘로카 머니-장기카드대출’, ‘로카 머니-마이너스 카드’로 리뉴얼하고 일관성 있는 롯데카드 금융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 결과 롯데카드의 올 1분기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자산은 각각 5.2%, 1.4% 증가하며 신용판매 카드자산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 인수 후 뚜렷한 성장세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롯데카드 순이익을 끌어올렸다. 교통카드 ‘캐시비’ 시스템과 카드 단말기 사업을 하는 로카모빌리티는 올 1분기 25억4000만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1년 전 55억6000만원 순손실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롯데카드는 베트남 소비자금융·신용카드 회사 ‘롯데 파이낸스 베트남’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18년 3월 베트남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을 100% 인수하며 국내 카드사 최초로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한 결과다. 2019년 4월부터는 신용카드 영업을 본격 개시하며 롯데백화점·롯데마트와의 제휴카드와 법인카드를 운영 중이며 2020년 10월에는 현금카드(캐시카드)도 출시했다. 올해는 전자상거래가 발달한 베트남에서 후불결제(BNPL)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 기반을 대폭 넓히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롯데카드는 2019년 10월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래 꾸준한 실적 증가세를 이어왔다. 2019년 말 694억원이었던 순이익은 2020년 983억원, 2021년 2225억원 등으로 크게 늘었다. 총자산 역시 2019년 13조6531억원에서 2020년 14조970억원, 2021년 17조715억원으로 꾸준히 불어났다.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도 나란히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총자산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각각 1.99%, 11.96%로 2019년 말(각각 0.11%, 0.57%) 대비 상승했다.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로 전년 동기 대비 0.16%포인트 낮아졌고, 고정이하채권비율도 0.94%로 0.17%포인트 내렸다. 모두 2019년 이후 최저치다.

빈난새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