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연 7%를 넘는 고금리 대출을 받은 차주를 대상으로 금리를 최대 1%포인트 깎아주기로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자 장사’를 경고한 이후 은행들이 속속 금리 할인에 나서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금리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HANA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오는 11일부터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연 7%를 웃도는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개인사업자는 만기가 도래한 경우 연 7% 초과분에 대해 금리를 최대 1%포인트 깎아준다.

예를 들어 A고객의 대출금리가 기한 연장 시점에 연 8.5%이면 1%포인트를 감면해 연 7.5%의 금리를 적용한다. 다만 기존 대출금리가 연 7.7%인 B고객은 연 6.7%가 아니라 연 7%의 금리를 적용받는다. 하나은행은 서민 전용 개인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 신규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도 금리를 최대 1%포인트 감면해주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연이은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비용 증가로부터 취약 차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전날 소상공인 밀집 지역에 있는 을지로금융센터 지점을 찾아 고객과 상담하며 애로사항을 파악했다. 이어 직원들에게 “금융 취약계층이 코로나19에 이어 고금리 시대의 파도를 넘어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나은행은 이외에도 주요 거점 점포에 금융 취약계층을 전담하는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마련해 상환 유예와 상환 방식 변경, 추가 금리우대 방법 안내 등 맞춤형 상담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달 안으로 금융지원 상담창구를 전국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전부터 운영해온 신용대출 119, 개인사업자 119, 주택담보대출 프리워크아웃 제도 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합 정리한 ‘취약차주 지원 상담 매뉴얼’을 전국 모든 영업점에 배포하기로 했다. 또 연소득 4000만원 미만 차주를 대상으로 월 1회 금리인하요구권 안내를 실시한다. 기존엔 6개월에 한 번씩 안내했는데 주기를 당긴 것이다.

하나은행에 앞서 신한은행은 고객이 내는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연 5%를 넘지 않도록 금리 상한선을 두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부터 신용등급 1~8등급에만 적용하던 주담대 조정금리(우대금리)를 9~10등급에도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NH모바일아파트대출2.0’의 한도를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늘리고 대출 기간도 최장 33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는 등 대출 고객의 편리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