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전력 수요가 6월 기준으로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여유 전력 수준을 보여주는 공급예비율은 올해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한여름 무더위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벌써 전력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최대 전력(하루 중 전력 사용량이 가장 많은 순간의 전력 수요)은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한 7만1805㎿를 기록했다. 전력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5년 이후 6월 기준 최고치다. 6월에 월평균 최대 전력이 7만㎿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달 23일엔 전력 공급예비율이 9.5%로 떨어졌다. 에어컨 가동 증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통상 공급예비율이 10% 미만이면 비상 상황으로 간주된다. 일부 발전소가 갑자기 가동을 멈추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는 8월 둘째주다. 이 시기 최대 전력 수요가 91.7~95.7GW에 달하면서 지난해 최대 전력 수요(91.1GW)를 넘을 전망이다. 예비력은 5.2~9.2GW 수준으로 5년 만에 가장 낮고 전력예비율도 5.4~10.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 8월 이후 9년 만에 전력수급 경보가 발령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예비력이 5.5GW 미만이면 전력수급 비상경보가 발령된다. 예비력에 따라 1단계는 ‘준비’(5.5GW 미만), 2단계는 ‘관심’(4.5GW 미만), 3단계는 ‘주의’(3.5GW 미만), 4단계는 ‘경계’(2.5GW 미만), 5단계는 ‘심각’(1.5GW 미만)으로 구분된다.
신한울 1호기 가동 지연에…올여름 전력수급 더 꼬여
올해 7~8월 기온이 평년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여름 전력수급 상황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신한울 1호기 가동 지연이 올해 전력수급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울 1호기 가동 시점은 당초 지난 3월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운영허가 지연 등으로 가동 시점이 9월 30일로 연기됐고 결국 올여름 전력공급망에선 빠지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원전 등 예정됐던 발전 설비가 제때 들어오지 못한 점이 전력수급 상황을 어렵게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상황에 따라 시운전 중인 신한울 1호기의 전력을 당겨 쓰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출력 상승시험 기간에 최대 생산 가능 수준 대비 절반가량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는 여기에 더해 가동하지 않는 노후 화력발전소 등을 활용해 총 9.2GW의 추가 예비전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4일부터 9월 8일까지를 ‘여름철 전력 수급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전력거래소·한국전력·발전사 등과 함께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운영한다.

이지훈/김소현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