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1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사진=뉴스1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5월 기준으로
변동금리 차주 비중이 약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서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22년 5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5월 예금은행의 전체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 대비 0.11%포인트 오른 연 3.68%를 기록했다. 기업 및 가계 대출금리가 모두 오른 영향이다.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0.09%포인트 오른 4.14%로, 2014년 1월(4.1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일반신용대출은 5.78%로 0.16%포인트 올랐다. 2014년 1월(5.8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은 3.90%로 전월과 같았다.

송재창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 팀장은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높아진 것은 햇살론 안전망 대출 등 저소득·저신용 차주 대상 대출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며 "주담대 금리는 지표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우대금리가 확대 제공되면서 전달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 비중으로는 5%대 이상 금리 차주들이 11.1%로, 전달보다 소폭 올랐다. 이는 2013년 9월(12.1%)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올랐지만,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17.4%로 전달보다 1.8%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2014년 1월(14.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주담대 중에서도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 모기지의 비중이 축소되고,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고정금리 비중이 하락한 것이다. 반면 변동금리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82.6%로, 2014년 1월(85.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송 팀장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은 배경은 고정금리의 지표금리가 은행채 5년물 금리인데, 상대적으로 장기금리이다보니 변동금리의 지표금리인 은행채 6개월·1년, 코픽스 금리보다 하락 폭이 많이 나타나지 않는다"며 "은행채 5년물 금리가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66%포인트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12월(1.55%) 이후 최소 폭이다. 은행들의 수익성과 연관된 잔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2.37%포인트로 전월 대비 0.02%포인트 확대됐다. 이는 2014년 10월(2.3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 대출금리는 3.60%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9년 5월(3.6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18%포인트 오른 3.35%를 기록했고,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3.79%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순수저축성예금 금리는 1.95%로 전월 대비 0.14%포인트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는 0.14%포인트 상승한 1.95%를 나타냈다. 정기적금 금리는 2.06%로 전월 대비 0.1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형 금융상품 금리는 2.3%로 0.2%포인트 올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