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Reatil)'+'테크놀로지(Technology)'
e커머스업계, 물류 관련 기술 강조
더현대서울 '언커먼스토어' 무인 매장 운영
소비자 편의성 높이고 신선한 경험 제공
GS25, 치킨로봇 도입해 효율성 높여
로봇이 조리하고 직원은 포장만
'리테일 테크'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소매'를 뜻하는 '리테일(Retail)'과 기술을 뜻하는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소매업체가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리테일테크와 관련된 서비스 중 이미 우리가 경험해본 것들이 많습니다. e커머스 업체의 새벽배송, 종업원이 없는 무인 편의점 등이 리테일테크와 관련된 서비스입니다. 업계는 리테일테크를 통해 물류와 경영을 효율화하고 소비자 경험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리테일 테크' 기업으로 회사 소개 바꾼 컬리
소비자들에게 '일상 장보기 앱'으로 익숙한 마켓컬리는 지난 4월부터 자사를 '리테일테크 기업'이라고 소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컬리가 강조한 건 물류 서비스의 효율화입니다.
컬리는 머신러닝을 활용한 배송 수요량 예측, 배송관리시스템을 통한 배차 자동화 등으로 물류 효율화를 실현했고 향후에도 고도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현재 40여 개인 제3자배송 고객사 수를 올해 안에 3배 이상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e커머스업계에서 물류시스템을 강조하는 건 컬리 뿐만이 아닙니다. SSG닷컴의 물류센터 네오에는 상품이 작업자를 알아서 찾아오는 ‘굿즈 투 퍼슨 시스템’, 구매 빈도가 높은 상품 선별에 최적화한 ‘디지털 패킹 시스템’, 신선· 냉장·냉동 상품을 낮은 온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콜드체인 시스템’ 등의 설비가 구축돼 있습니다. 이 설비를 통해 물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겁니다.
'유통 4.0' 일환…백화점엔 직원 없는 무인 매장 등장
리테일테크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신조어 같다는 느낌이 들지만 학계에서는 이를 '유통 4.0'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유통 4.0에는 3.0과 달리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됩니다.
더현대서울 언커먼스토어여의도 더현대서울의 ‘언커먼스토어’는 인공지능 카메라, 무게 감지 센서의 기술을 매장에 적용했습니다. 10평 규모의 공간에서 패션잡화, 생활용품, 식음료, 굿즈 등 200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직원은 없습니다.
현대식품관 앱에 결제수단을 미리 등록하고 QR코드를 스캔하면 입장할 수 있습니다. 원하는 상품을 들고 출구로 나오면 전자 영수증과 결제 알림이 스마트폰에 뜨는 시스템입니다. 결제를 하기 위해 계산대 앞에서 줄을 서고, 신용카드를 꺼내고 넣는 일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런 시스템이 가능한 건 매장 설치된 40여 대의 인공지능 카메라와 150여 개의 무게 감지 센서 덕분입니다. 카메라는 방문객의 동선을 파악하고, 무게 감지 센서는 소비자가 어느 물건을 집었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이 부산 동래구에 문을 연 동래래미안아이파크점에는 치킨 로봇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매장의 치킨 매출은 전국 GS25 평균 치킨 매출 대비 약 22배나 높습니다.
'치킨로봇이 뭐 대수인가' 싶을 수 있지만 편의점 가맹점주 및 직원 입장에서 치킨을 많이 판매하는 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닭을 튀길 때는 직원이 고온의 기름에 노출돼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시간도 조절해야 하고 튀기는 동안 치킨망을 계속 흔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직원 손목에 무리가 간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킨 로봇은 이런 걱정거리를 해결했습니다. 치킨 로봇은 주문이 들어오면 닭을 치킨망에 넣어 약 10분간 기름에 튀깁니다. 점포 직원은 치킨을 포장해놓기만 하면 됩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경험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경영 효율화를 추구하는 기업의 수요가 맞아 떨어져 관련 기술을 도입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ICT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사례도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OO 떡볶이 압구정점이 내 친구가 하는 곳이라면 더 잘해주고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러지 않나요. 결실도 공정하게 나누고 서로를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미술, 패션 등 뿐 아니라 국내 식음료(F&B) 업계에도 대체불가능토큰(NFT)를 활용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NFT 행사 ‘NFT NYC 2022’에 연사로 참여한 'RSV 프로젝트'(RSV)도 그중 하나다.RSV는 NFT 회원권을 기반으로한 웹 3.0 레스토랑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다. 요식업 종사자인 김찬혁 대표와 외국계 플랫폼 기업에 다니던 정동일 팀장(34)이 의기투합해 지난 5월 시작했다. 오래 숙성된 와인을 칭하는 '리제르바'(reserve)에서 프로젝트 이름을 따왔다. 숙성될수록 깊고 진한 맛을 내는 와인같은 경험을 회원들에게 선사하겠다는 취지다. 두 창업자들은 지난 주 미국 뉴욕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웹 3.0는 꼭 필요한 분야에만 도입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외식업이야말로 (웹3.0이) 꼭 필요한 곳"이라며 "음식과 공간 경험을 통해 구성원들이 교류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웹3.0은 '탈중앙화'와 '상호운용'을 핵심으로 한다. 메타버스를 구현할 인터넷 시스템으로 불리기도 한다. 암호화 기술이 담긴 NFT로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웹3.0 개념을 어떻게 식당에 도입한다는 걸까. 우선 NFT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겠다는 것이 이들 목표다. 멤버 전용 예약, 멤버 검색, 모임 제안이 가능한 웹(앱)을 비롯해 RSV 클럽데이, 공간 내 멤버 개인 NFT 전시 등을 지원한다. 레스토랑을 기반으로 한 '공간업'이자 '사회인들의 동아리방'인 셈이다. 이들은 "아무리 메타버스, 웹3.0 시대가 와도 사람에게 가장 고픈건 사람"이라며 "음식과 NFT라는 중간 장치가 사람간의 교류를 편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RSV는 기존의 업무 환경을 혁신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들이 몸 담았던 플랫폼이나 외식업 모두 성장할수록 모두가 수혜를 입기 어렵고 성장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 분야였기 때문이다.김 대표는 "직원, 셰프, 서빙매니저 등 모두가 커뮤니티 일원으로 같이 보상을 받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오’(DAO·탈중앙화자율조직)를 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행사와 식당 메뉴나 음악 등 운영방식 대해 홀더(NFT 보유자)들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한다. 창업자들 뿐 아니라 셰프, 스태프, 손님 모두 홀더로 일종의 주주처럼 활동할 수 있다는게 이들의 설명이다. RSV는 기존 레스토랑 멤버십과 차이점으로 간편함과 투명성을 꼽았다. 기존 식당의 멤버십과 달리 NFT는 사면 들어가고 팔면 나오는 개념이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개인정보를 적을 필요도 없고 원하는 커뮤니티의 NFT를 사기만 하면 된다"는 것. 기대만큼 우려도 있다. 가상자산 시장이 불황을 맞고 있는데다 NFT 자체에 문화적, 기술적 진입장벽이 있기 때문. 그럼에도 이들은 "인터넷이 좋으냐 나쁘냐는 질문은 이상하지 않나"며 "이미 생긴 기술은 좋은 쪽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RSV팀은 서울 도곡동에 'RSV스페이스' 1호점을 시작으로 2026년 까지 서울에 10개의 공간을 만들 예정이며 최근 국내 주요 VC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기도 했다. 현재 일반 식당으로 운영중인 1호점은 내달 100여 개의 회원권 민팅(NFT 발행)을 한 뒤 NFT 회원제 식당으로 전환된다.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연봉 최대 1.5배, 스톡옵션 지급, 1억원 무이자 대출, 무제한 휴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인재 영입을 위해 내걸고 있는 대표 복지 혜택들이다. 이런 핀테크들은 '보고를 위한 보고' '과도한 의전' 같은 기존 금융회사의 경직된 문화와 뻣뻣한 규제를 벗어나 더 나은 연봉과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유망한 커리어를 원하는 인재들을 흡수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등서 줄줄이 이탈 "빅테크도 싫어" 핀테크 이직 행렬 직군을 막론하고 대형 은행을 떠나 핀테크로 향하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인적자원 전문 리서치 기업 레벨리오랩스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골드만삭스(147명) 모건스탠리(101명) HSBC(85명) 바클레이즈(73명) 등 글로벌 대형 은행 4곳에서 핀테크로 이직한 인원은 총 273명이었다. 레벨리오가 글로벌 비즈니스 인맥 플랫폼 링크드인(Linkedin) 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한 결과 매달 은행에서 핀테크로 이직하는 직원 수는 올 3월 79명으로 지난 2011년 월간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높았다. 최근 몇 년 새 몸집을 빠르게 불린 핀테크들은 이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2020년 944억 달러의 가치평가를 받으면서 미국에서 가장 비싼 스타트업에 등극했던 온라인 결제업체 스트라이프,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영국의 챌린저뱅크 레볼루트와 몬조, 충전식 법인카드 서비스로 창업 5년 만에 데카콘으로 성장한 브렉스 등이 그 주인공이다. 조사 기간 동안 골드만삭스를 떠난 직원 147명 가운데 코인베이스로 향한 인원은 37명, 브렉스로 옮긴 인원은 21명이었다. 트위터의 CFO·COO 출신 앤서니 노토가 이끄는 핀테크 기업 소파이로도 18명이 옮겼다. 영국의 송금 기반 핀테크 기업 와이즈는 전체 직원 400명 가운데 12명이 모건스탠리 출신이다. 이는 대기업에서의 안정성보다 '혁신하는 조직에서 성장하고 싶다'는 바람이 더 큰 젊은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형 은행뿐 아니라 아마존(976명)이나 구글 모회사 알파벳(629명), 페이스북(524명) 같은 글로벌 대표 빅테크 기업에서 핀테크로 옮겨간 직원도 2년 반 사이 수백 명에 이른다. 레벨리오의 이코노미스트 리사 사이먼은 "사람들은 이제 (그저 큰 회사에 가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지 다시 생각해보고 있다"며 더 높은 연봉은 물론 더 유연한 근무 여건과 새로운 커리어 경로를 쫓고 있다고 분석했다. "'꼰대문화' '월급루팡' 싫어 은행 탈출" 국내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곳의 총 임직원 1687명 가운데 다른 은행에서 옮겨온 직원은 총 327명으로 전체의 20%에 달했다. 저축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에서 온 사람도 383명(22.7%)에 달했다. 이제 출범 6년차를 맞는 인터넷은행 임직원 10명 중 4명이 다른 금융사 출신인 셈이다. 이들은 ‘꼰대’나 ‘월급 루팡’ 없이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문화와 커리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핀테크로 옮기고 있다. A은행에서 기업금융 담당 업무를 하다가 카카오뱅크로 이직한 박모씨는 "한 가지 직무에서 커리어를 계속 쌓아가면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영업점과 본점 각 부서를 돌아야 하는 순환보직 체계의 시중은행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B은행에서 토스뱅크로 옮겼다는 김모씨도 "성장하는 은행에서 새로운 상품을 기획하고 출시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며 "스톡옵션 같은 보상도 기존 은행에선 얻을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저축은행에서 한 핀테크로 이직을 준비 중인 이모씨는 "업무 그 자체보다 조직 생활을 더 신경 써야 하는 보수적인 문화를 벗어나고 싶다"고 했다. 인센티브 확대에도 "흐름 이어질 것" 전통 은행들은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보상을 강화하고 근무 여건을 개선하는 등 온갖 카드를 총동원하고 있다. 미국 대형 은행들은 지난해 우수 직원에게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20~25% 늘렸고 올해도 일부 직무의 상여금을 30~40% 인상했다. 캐나다 은행들은 1인당 임금을 6.3% 인상했는데 이는 이전 3년 평균 인상률의 두 배를 넘는 수준이다. 스타트업에서나 볼 수 있던 '무제한 휴가'도 등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부터 고위급 직원에 대해 고정 유급휴가를 폐지하고 무제한 휴가를 제공하고 있다. 저연차 직원에게도 고정 유급휴가는 유지하되 무급휴가 일수를 확대했다. 그럼에도 인재 유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한 핀테크 업체 고위 관계자는 "요즘 젊은 인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회사가 제시하는 비전에 공감할 수 있는지, 수평적인 조직 구조에서 유연하게 근무하면서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스타트업 열풍이 잦아들면 인재 유입 속도도 지금보다는 줄어들 수 있겠지만 현재의 흐름 자체는 바꿀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저희는 물류업체가 아닙니다.”초록색 오토바이로 신속하게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알려진 ‘부릉’으로 대표되는 메쉬코리아의 창업자인 유정범 이사회 의장은 인터뷰 내내 ‘단순한’ 물류업체가 아니라는 말을 강조했다.그렇다면 어떤 회사인지를 묻는 질문에 유 의장은 “정보기술(IT)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떻게 고객사의 유휴자원을 최대한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일지를 연구하는 기업”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저희는 플랫폼이 아니라 ‘커머스테크’ 기업이라고 봐야합니다”라며 메쉬코리아를 스스로 정의했다.실시간배송·새벽배송 등 종합 서비스물론 메쉬코리아의 사업 기반은 물류가 맞다. 사업모델은 제품과 서비스가 생산되고 판매되는 공급망(서플라이체인)의 곳곳에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실시간 배송 서비스다. 버거킹과 맥도날드·교촌치킨의 음식을, KT의 휴대폰 유심칩을, GS25·올리브영·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제품을 즉각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쓱닷컴을 시작으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모아서 다음날 새벽까지 신선하게 전해주는 새벽배송도 주력 사업이다. 또한 더본코리아, 블루보틀코리아 등 주요 프랜차이즈에는 식자재 구매부터 배송까지 통합 제공하는 식자재 배송도 하고 있다.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메쉬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 인프라다. 전국에 7개의 물류센터를 배치했다. 풀무원과 아모레퍼시픽 등에는 재고를 보관하고 기업고객에게 납품을 하는 동시에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런 풀필먼트센터가 현재 7개다. 또 최종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물류 거점이 전국에 약 500개 있다. 오토바이, 전기차, 1t 트럭, 대형 트럭등 약 2만5000대의 차량도 중요한 자산이다.AI 기반 최적 물류 솔루션여기서 그쳤다면 단순 물류회사였겠지만 메쉬코리아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고객사의 물류 현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했다. 유 의장은 “실시간 배송이 실시간 배송으로, 새벽배송이 새벽배송으로, 플필먼트가 풀필먼트로 끝나지 않는다”며 “이런 서비스들은 결국 데이터를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냉동 냉매제를 몇 g 사용했는지 그 결과 소비자가 만족했는지, 재구매로 이어졌는지, 향후 정기구독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메쉬코리아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뮬레이션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의장은 “그러면 매출 극대화 엔진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며 “그 결과 고객사인 올리브영은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포털에 광고를 하지 않고도 온라인 매출 8800억원을 올렸다”고 언급했다.효율적인 배송을 위한 동선을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송관리시스템(TMS)를 통해 어떻게 박스를 배송 차량 안에 넣어야할지도 연구한다. 유 의장은 “동선의 역순으로 저 박스들을 넣지 않으면은 배송 기사들이 전체 30~40%의 시간을 고객의 집 앞에서 허비한다”며 “물건의 진열 순서, 포장 상태를 비롯해 매입원가와 평가까지 TMS로 최적의 상태를 분석한다”고 설명했다.이처럼 기술 기반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유 의장을 비롯해 엔지니어 중심으로 2013년 창업했던 문화가 기반이 됐다. 유 의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재정경제학을 전공한 유학파다. 병역을 위해 국내로 들어와 인포뱅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알게된 엔지니어들과 함께 2013년 창업했다. 이때부터 IT 기반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사업이 싹텄다."중소상공인에 최대 매출을"커머스테크에 대한 메쉬코리아의 방법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유 의장은 “비즈니스 모델은 물류에 기반하고 있지만 데이터와 IT기술을 통해 유통과 물류를 투명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중간 유통업체들이 아니라 제조자(브랜드)와 공급자(셀러)가 전체 공급망에서 힘을 갖고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서 중소 제조자와 공급자들이 보다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업체 허닭은 메쉬코리아가 제조 생산을 도우면서 매출이 두 배로 뛰기도 했다.“저희 사업의 핵심은 수요공급 예측 모델에 기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옴니 채널이라는 점포를 저희가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메쉬코리아와 손잡으면 일하면 중소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판로를 뚫어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다는 거죠.”이 같은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의 매출은 2017년 301억원에서 지난해 3038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배송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던 2020년 매출은 2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9% 늘었고, 지난해 매출 증가율도 18.4%에 달한다.올 들어서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93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메쉬코리아는 올해 매출이 73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고객도 지난 2월 483개에서 지난달 말 575개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 고객으로부터 등록된 상점은 12만500개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경기침체로 물류 외주화 가속화높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에서 촉발돼 현실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도 메쉬코리아에는 기회다. 유 의장은 “고유가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과 물류대란을 겪은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내부에 있던 물류 조직을 외주화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최적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3자 물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향후 한국을 벗어나 글로벌 사업까지도 키워갈 계획이다. 유 의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K브랜드들을 함께 모아서 미국, 유럽, 태국, 싱가포르 등의 대표기업에 K브랜드관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중”이라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들에서 규모의 경제로 접근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글로벌 프로젝트가 성공해 해외 매출이 늘어난다면 미국 나스닥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쉬코리아는 2024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