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앙회장 '부정선거' 소송전에 내홍 격화
"협회 공전에 회원사 피해" 우려…법원, 협회에 관리인 파견
전문건설협회 회장 이어 수석부회장도 직무정지…'지도부 공백'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지난해 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소송전의 후폭풍으로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는 등 내홍이 심화하고 있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부장판사 송경근)는 현재 윤 모 회장을 대신해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노 모 수석부회장과 이사·상임이사 등 총 5명은 '직무대행자'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대한전문건설협회 김모 전 전북도회장은 지난해 9월 치러진 중앙회장 선거에서 무기명 비밀선거에 반하는 부정선거가 있었다며 윤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그의 직무가 정지됐다.

이에 협회 정관에 따라 노 수석부회장이 최근까지 회장 직무 대행을 수행해왔다.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선 현재 관련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노 부회장 등을 상대로 한 가처분 판결문에서 "앞서 회장 선거가 부정선거로 이뤄져 윤 회장의 당선이 무효이기 때문에 윤 회장이 이사회의 위임을 받아 수석부회장과 이사들을 선임한 행위 역시 무효"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수석부회장 등이 직무를 수행할 경우 최종 본안 판결에서 선거가 무효로 확정되면 수석부회장 등이 한 행위 역시 모두 무효가 돼 협회 업무에 큰 혼란과 함께 회원사가 입을 손해가 염려된다"고 덧붙였다.

노 수석부회장 등에 대한 직무정치 가처분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협회는 의사결정자가 없는 지도부 공백 사태를 맞으며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다음달 하순께 중앙회장 부정선거 의혹 관련 1심 판결이 예정돼 있지만, 패배하는 쪽에서 항소를 제기할 경우 재판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28일 서울고등법원은 사태 수습을 위해 협회에 관리인 파견을 결정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 정부에 전문건설업체의 어려움을 호소해야 하는 등 중대한 시기에 회원사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할 협회가 공전하면서 회원사들이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회장단 공백 사태가 서둘러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